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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39

(31)아주 특별한 사랑(L)

아주 특별한 사랑 (민준의 어린 시절,...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기억) 민준의 기억으로 그의 아버지는 그리 성실한 사람이 아니었다. 시골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던 아버지는 한마디로 가오잡기를 좋아하는 허풍이 좀 있는 사람이었는데, 농한기에는 사람들과 면 소재지에 있는 길다방에 가서 다방레지들과 떠들기도 하고 다방 안쪽에 있는 방에서 화투를 치면서 하루를 보내곤 했었다. 제삿날이던가, 집안에 일이 있는 날이면 집으로 돌아오지않는 아버지를 모셔오라고, 어머니는 어린 민준을 길다방으로 보내곤 하셨다, 그때 본 길다방의 최양은 통굽의 아주 높은 슬리퍼를 신고 머리에는 천으로 된 머리띠를 하고 늘 껌을 씹으면서 민준의 아버지를 비롯한 나이든 어른들한테도, 교태를 섞어서 반말을 하곤 했다. 최 양이 아버지와 아버지 ..

방구석 소설가 2022.02.21

고장난 컴퓨터를 보다가

고장 난 컴퓨터를 보다가 지금부터 10여 년 전인가? 대략 2002년도에서 2003년도쯤 였던 것 같습니다. 제 방에 있던 데스크톱을 아들방에 설치해주고, 저는 최신형 노트북으로 다시 샀습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이 발달하여 데스크톱 뿐만 아니라 노트북도 잘 사용하지 않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데스크톱으로 작업을 많이 하던 때였지요. 노트북을 가지고 오신 분이 자꾸 다운이 되던 데스크톱을 포맷하고 윈도 98을 사용하던 것을 윈도 XP로 바꾸어 깔아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서비스라는 말에 얼른 그렇게 해달라고 해서 깔아주고 그분은 가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전에 보다 더 문제가 심각해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노트북은 XP를 깔았어도 아주 잘되는데, 데스크톱은 팬티엄 ..

차, 기다림 그리고 인생에 대하여

차, 기다림 그리고 인생에 대하여 차에는 다섯 가지의 맛이 있습니다 쓴맛, 신맛, 짠맛, 떫은맛, 단맛,. 처음에 차를 마시면 혀끝에 쓴맛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차를 마시면서 그 맛을 음미하다 보면 네 가지 맛이 이루어진 쌉싸름한 단맛이 혀끝에 느껴집니다. 처음에 차맛이 쓰다 하여 뱉어버리면 쌉쏘롬함 뒤에 오는 진정한 차의 단맛을 영영 느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인생이 쓰다 하여 포기한다면, 여러 가지 맛이 어우러진 다음에 오는 진정한 인생의 단맛을 영원히 느낄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쌉소롬함뒤에 오는 진정한 차의 단맛,.. 그것은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시기적절하게 찻잎을 따서 잘 말리고, 그 말린 차잎을 알맞은 온도에 맞추어 끓이고 또 끓..

국도로 다녀온 여행

국도로 다녀온 여행 지난여름 맘에 맞는 친구들 몇 명과 강원도 평창엘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강남과 분당에 사는 아줌마들 5명이 양재동 하나로 클럽에 모여서 차 한 대에 몸을 싣고 평창으로 출발을 하기로 한 것이지요. 출발을 하려고 하다가 문득 생각을 해보니, 시간에 쫒기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바람 쐬러 이곳저곳구경을 가려고 나선 것인데도 우리는 무심코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고속도로 타기 쉬운 장소에서 모이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때, 우리 중 누군가가 제안을 했습니다. “ 야! 우리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고 이번에는 국도로 가보는 게 어때?”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우리는 국도를 통해서 평창엘 가기로 결정하고 출발하였습니다. 속도도 느리고 길도 좋진 않지만, 아줌마들의 수다에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

상처

상처 미국 애틀랜타의 한 야구장에서 구두를 닦는 흑인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밝고 명랑했지만, 때때로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또래 아이들을 보면 마음의 상처를 달래기 힘들었습니다. “나는 왜 가난하게 태어난 거지? 이 가난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런 소년의 취미는 한 가지. 야구 선수들이 친 공이 하늘 높이 날아오를 때마다 신기한 눈길로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소년은 구두를 닦으러 온 야구 해설가에게 물었습니다. “아저씨, 야구공은 어떻게 저리도 시원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갈 수 있는 거예요?” 소년의 질문에 해설가는 웃음을 가득 머금고 대답했습니다. “야구공을 자세히 살펴보렴. 온통 실로 꿰맨 상처로 가득하단다. 바로 그 상처 때문에 보통 공보다 더 높이, 더 멀리 날아간단다...

(29)아주 특별한 사랑(J)

아주 특별한 사랑 (아버지라는 이름) 그날 이후 지수가 민준을 일부러 피하는 건지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골프장에서도 식당에서도 민준은 그녀의 모습을 볼수 없었다. 다만 그녀 숙소 근처를 지나가다 보면, 임재범이라는 가수가 부른 (사랑보다 깊은 상처),..또 어느 날은 노래를 부른 가수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천년의 사랑)이라는 노래가 색소폰 음색으로 들려왔고, 민준은 그저 짐작으로 지수가 연습하고 있구나,.. 하면서 그녀의 숙소를 지나치곤 했다. “엄마! 내일 민준 이형랑 정환이 형 한국으로 간데요.. 오늘 민준이 형이 다금바리 쏜다고 6시에 풀장 앞으로 모이라는데,... “ 하면서 정우가 신이 나서 말했다. “엄마도 갈 거지? 정환이 형이 엄마 꼭 모셔오라고 했단 말이야,..” 정우의 보챔..

방구석 소설가 2022.02.21

(28) 아주 특별한 사랑(I)

아주 특별한 사랑 (마음을 읽다) 미처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술을 마셔서인지, 지수의 발등이 밤새 가렵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상처 부위가 벌겋게 부어 있었다, “내가 정말 엄마 때문에 미친다니까,...” “미안~~ 난 다 나은 줄 알았지” “그거 덫나면 큰일 나니까 넌 오늘부터 라운딩 하지 마라!” 웬만하면 화를 내지 않는 상호도 걱정스러운 듯 살짝 화를 내면서 라운딩을 하러 나갔다. “누나~지수 누나~~!!” 상호와 정우가 골프 치러 나가자 숙소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는데, 밖에서 민준이 지수를 불렀다. 정우 핑계를 대고 자신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민준의 부탁도 있었지만, 지수는 민준이 일하는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었다. “자~누나는 발 아프니까 여기 앉아서 구경하시고,..” 하면서 민준..

방구석 소설가 2022.02.21

(24) 아주 특별한 사랑(G-1)

아주 특별한 사랑 (마음의 상처) 며칠 후 정우가 친구들에게 줄 선물도 살 겸 시내에 있는 쇼핑센터에 다녀온다고 나가고 나서 잠깐 낮잠을 자다 깬 지수는 곤히 주무시는 아버지 단잠을 방해할까 하는 생각에 밖으로 나왔다. 그동안 발등에 난 상처 때문에 좋아하는 산밍 겔 맥주를 못 마신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고. 자다 일어나서 목이 탄 것도 이유일 것이다. 좌우지간에 지수는 산밍겔 맥주 생각이 간절해져서 따갑게 내리 쬐는 햇살에 눈을 찌푸리면서 풀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안녕하세요? 쪼리 신고 라운딩 하셨다면서요?” 풀장 앞에 있는 빠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데, 이 부장이 아는 척 인사를 해왔다. 이 부장은 30대 초반의 아줌마로 두 자녀를 데리고 필리핀 세부로 유학을 왔다고 했다. 전에 이곳에는 최과장이..

방구석 소설가 2022.02.18

(23) 아주 특별한 사랑(F)

아주 특별한 사랑 (게임의 여왕 두 번째 이야기) “정우야~내일은 조리 신고 라운딩 한번 해볼까?” 발등을 다치는 바람에 숙소안에서 책만 읽던 지수가 지루한 마음에 정우에게 말했다. “진짜? 엄마~사실 나 할아버지하고만 치기 좀 지루했었거든,... 잘됐다! 그럼 정환이 형이랑 민준이 형한테 설욕전 다시 하자고 해야겠다 “ 지수가 내일은 라운딩을 하겠다는 말에 신이 나서 나갔던 정우는 30분 후에 숙소로 돌아온 와서는 내일 7시 30에 클럽하우스에서 넷이 만나서 다시 한판 붙기로 했다면서 흥분해 있었다,. “그럼 할아버지는 어떡하니?” 같이 운동할 사람이 없을 상호가 걱정되는지 지수가 정우에게 묻자 “아~내가 다 알아서 해결했지... 할아버지는 내일 오후에 나인홀만 하신데요... 제가 같이 돌아드리면 됩니..

방구석 소설가 2022.02.17

(22) 아주 특별한 사랑 (E)

아주 특별한 사랑 음악이 흐르는 파티 수백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필리핀의 공통어는 따갈로그어라고 했다. 하지만 민준이 이번 촬영을 위해 택한 세부와 민다나오, 쪽에서는 주로 세부아노를 공통어로 사용하는데, 그 지방에는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적이 있어서인지 스페니쉬 혼혈들이 땅이나 재물을 소유하고 있을뿐더러 지역의 시장이나 대학의 학장까지도 주로 스페인 혈통을 가진 사람들의 몫인 듯 보였다. 민준 일행의 촬영지로 이곳을 소개한 홍 회장은 이곳 리조트의 지분을 33%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리조트에 붙어있는 골프장 지분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걸로 소문이 나있는 사람인데,, 그래서인지 지역 시장과, 또 대학 학장, 지역 은행장, 골프장 오너 등과도 꽤 친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분위기상으로 ..

방구석 소설가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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