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23) 아주 특별한 사랑(F)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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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게임의 여왕 두 번째 이야기)


“정우야~내일은 조리 신고 라운딩 한번 해볼까?”
발등을 다치는 바람에 숙소안에서 책만 읽던
지수가 지루한 마음에 정우에게 말했다.
“진짜? 엄마~사실 나 할아버지하고만 치기
좀 지루했었거든,... 잘됐다!
그럼 정환이 형이랑 민준이 형한테 설욕전
다시 하자고 해야겠다 “
지수가 내일은 라운딩을 하겠다는 말에 신이 나서
나갔던 정우는 30분 후에 숙소로 돌아온 와서는
내일 7시 30에 클럽하우스에서 넷이 만나서

다시 한판 붙기로 했다면서 흥분해 있었다,.
“그럼 할아버지는 어떡하니?”
같이 운동할 사람이 없을 상호가 걱정되는지
지수가 정우에게 묻자
“아~내가 다 알아서 해결했지...
할아버지는 내일 오후에

나인홀만 하신데요...
제가 같이 돌아드리면 됩니다 “

다음날 아침 지수가 정우랑 클럽하우스에
도착을 하자

민준이랑 정환이 먼저
나와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키가 큰 민준은 긴 다리를 앉아서 쭈욱 펴고,
또 팔과 어깨 부위를 스트레칭하고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티셔츠 속으로 민준의 어깨
근육이
움직이고 있었다.


민준은 키가 제법 크고 마른 체형을 가진 브라이언이라는
남자 캐디와 영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마용 분탁~ 브라이언!”
하고 지수는 마주치는 캐디들에게 인사를
한 후에
브라이언에게도 인사를 하자
“마용분 탁 마담리!”
하고 웃으면서 인사를 하는데,
새까만 얼굴에 유난히 하얀 치아가 두드러져

보이는 브라이언은 올해 26살이 되는 남자로,
벌써 결혼하여 아들이 둘이나 있는 한 집안의
가장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외모를 가꾸었으면
제법 꽃미남
소릴 들을 수 있는 외모인데,
벌써부터 가장이 되어 가족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서 지수가 벌써부터 기특하게
생각하는 캐디였다.


전에 지수는 브라이언과 라운딩을 자주
한 적이 있었는데,

브라이언은 지수가 보기에
다른 필리핀 남자들과는 조금 다르게 부인을
무척 아끼는 남자였다.
모든 필리핀 남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지수가 그동안 몇 년을 오가면서
만난 필리핀의 대부분 남자들은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결여되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에 비해서 브라이언은 부인이 싫어하는
일은 웬만하면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고,
또 골프장에 한국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
비수기에는 망고 나무에 올라가서 어이없이
적은
일당을 받고 망고나무에 올라가서
벌레에 약을 치는
일을 한다고 하였다,


그는 아주 오래전 어렸을 때는 한국으로 치면
오토바이 폭주족이었다고 하였는데,
주말마다 경주를 했고 자기는 늘 위너였다고 지수한테 말했다.
그때는 내기에서 돈도 많이 벌었고,
그 돈을 여자들과 탕진을 하고,
또 오토바이를 타다가 다리도 부러지고 팔도 부러지고
하면서 다친 치료비로 없앴다고,..
그러다가 지금의 부인인 크리스틴을 만났다고 했다.
부인은 집안도 좋고 그 당시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자신과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친정집에서도 쫓겨나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자신은 부인이 자기와의 사랑을 위해서 너무 많은 것,
어쩌면 그녀의 모든 것을 잃었기 때문에
자신은 부인밖에 모른다고,. 부인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말해서 지수를 감동시켰었다.


뿐만 아니라 브라이언은 퍼팅 라이도 잘 보고,
플레이어가 무엇을 실수하고 있는지도
눈치 빠르게 잘 알아차리는 센스 있는 캐디였다.
“민준 씨~오늘 브라이언이 민준씨 캐디야?”
“네? 아~ 그런가 봐요”
“잘됬네,.. 브라이언 아주 잘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디거든요,.”
좀 친해져서인지 지수는 다른 때와 달리
민준에게 더 살갑게 대화를 건네고는
클럽하우스로 가서 계산을 하고 라운딩 준비를 서둘렀다.
지수를 알고 있는 캐디들이 지수의 다친 발에
관심을 보이자,
지수는 괜찮다고 하면서 쪼리 신고 플레이를 해도
돈은 모두 자기의 것이니 걱정 하지
말라고 큰소리쳐서 캐디들을 웃게 만들었다.


골프장은 인코스와 아웃코스로 나누어져 있는데,
모두 18홀로 이루어진 해안을 낀 골프장이다.
한국과는 잔디 상태도 다르고 벙커 상태도
달라서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야자수 그늘도 있고,
또 몇 홀은 해안을 끼고 있어서
경치가 매우 아름 다운 골프장이다.


“엄마~~!!”
앞에 두 팀이 먼저 티샷을 하길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 사람보다는 키가 작지만 필리핀 사람에
비해서는 약간 크고 날씬하게 생긴
여자 캐디애가 지수에게 약간은 이상한 발음으로
엄마라고 부르면서 달려왔다.
“로슬린~~!! 롱 타임 러시~ 아임 미씸유!”
하면서 그녀를 끌어 앉고 등을 두드려 주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골프백에서
뭔가를 꺼내어 그녀에게 보여 주었다.
“쯧쯧~~ 허기져서 그런 거 라니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우는 또 알 수 없는
허기 타령을 하면서
“나이쓰 미츄 로슬린~~!!”
하고 그녀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다.
‘나이쓰 미츄 오빠! “
그녀는 정우에게도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지
오빠라고 다정하게 불렀다.
까만 얼굴에 동그랗고 큰 눈을 가진 로슬린은 웃을 때
볼에 보조개가 움푹 패이는
아주 매력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말을 할 때 목소리도 애교스럽게 느껴졌고,
지수가 그녀를 좋아하듯 그녀 또한 진심으로
지수를 좋아하는 듯 보였다.
로슬린은 지수가 사다준 실크 원피스를 고맙다고
계속 인사를 하다가
지수네 팀 티샷이 끝나자 네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는 자기가 캐디를 보는 팀에게로 돌아갔다.


베스트 볼 방식은 한 팀 두 사람이 각 각 티샷을
한 다음 두 사람의 볼 중에 좋은
지점에서 두 사람이 다음 샷을 하는 방식인데,
모든 샷을 그런 식으로 계속 베스트
볼을 골라서 둘이 치고를 반복하는 것이다.
지수가 발등을 다쳐서 쪼리를 신고 플레이를
해야 하므로 정우가 양보를 해서
지수는 화이트 티에서 플레이하도록 배려를 했다.
지수가 쪼리를 신고 플레이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지 처음에는 두 팀이 막상막하의
경기를 하고 있었다.

"민준 씨~140야드 남았거든요,..
그리고 현재 우리는 동타고,..
이번에 버디를 잡으면 우린 이기는 거고,..
내가 어떻게 할거 같아요?"
"네??"
"모험을 할까요? 아니면 안전하게?? "
"........"

“140야드 남았다고? 힘 좀 써야겠네,...
쪼리를 신은 게 신경은 쓰이지만
그래도 도전을 한번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전반 마지막 파 5홀 써드샷 지점에서
먼저 샷을 한 민준이 실수를 하자,
괜찮다는 듯 지수가 민준을 향해 씽긋 웃어 보이더니
힘차게 샷을 날리는가 싶더니,
“아~“
외마디 소리를 지르면서 지수가 휘청했다,.
옆에 있던 민준은 거의 반사적으로 휘청거리는
지수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지수의 얼굴과 민준의
얼굴이 10센티 정도 거리 밖에는 안될 것
같은 거리로 마주쳤다.
지수가 쪼리를 신고 플레이를 하다 보니,
하프스윙만을 하곤 했는데,
거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욕심이 들어가서
허리를 휙 돌려 스윙을 했고,
밤새 내린 비로 미끄러운 잔디 덕에
지수가 신고 있던 쪼리가 미끄러진 것이었다.
“나이쓰 샷! 버디 찬스~~!!”
두 사람이 어색해하는 것도 잠시 지수와 민준의
캐디 브라이언과 키 네쓰가 박수를 치면서
외쳤다.
민준은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지수에게서 손을 내려놓자,.
"고마워요 민준 씨!"
민준의 그런 마음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지수는
경쾌한 목소리로
민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지수의 공은 홀컵에 2미터 정도 못 미친 거리에
멈추어 있었으므로,
그 홀을 버디로 장식한 민준과 지수는
전반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 후 감을 잡았는지, 지수는 게임의 여왕답게
후반부에는 두 홀은 비기고 단 한 홀만 내주었을 뿐,
나머지 여섯 홀을 승리로 이끌어
정우는 투덜거리다가 나중에는 포기를 했는지,
“이제 다시는 엄마하고 내기 안 해요!”
“양심도 없는 엄마! 아들 이기는 게 그리도 좋으세요?”
하면서 어리광을 부렸지만 지수는 그런 정우의
말에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고
유유자적 여유롭게 웃으면서 라운딩을 마쳤다.
“저녁 식사 후 6시에 빠에서 보자! 내가 위로주 한잔 살게! “
하면서 지수가 정환과 정우에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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