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25) 아주 특별한 사랑 (G-2)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18. 14:49
728x90
반응형
SMALL

아주 특별한 사랑

 

(마음의 상처 )두번째

 

밀려오는 체기를 진정이라도 시키려는 듯
기침을 두 번 하고 민준이 물었다.
“그렇게 사랑이 마음먹은 대로 생겨나고
변형되고 발전 됬다가 소멸된다고 생각하면
너무 삭막하지 않나요?”
“민준 씨~사람이 말이야 40이 넘으면
청춘의 호르몬이 체내에서 모두 고갈되거든,
그럼 스스로 노력해서 자체 생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지,..
난 말이야.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가
젊고 잘생긴 남정네들이 나오면,
그를 내 애인 이라고 스스로에게 막 최면을 건다.
그러면서 연애를 하는 것처럼 그를 좋아하고
그를 보면 마음 설레려고 노력하곤 해,..
그 당시 내 애인이 민준 씨였거든,... 호호호호“
그녀가 쑥스러운 듯 웃었고,
민준도 따라 유쾌하게 웃었다.
“그렇다면 민준 씨는 내 애인인데,
내 애인의 품위를 떨어트리면 안 되는 거잖아?
그래서 난 화가 났었던 거야?
그러니 내가 건 최면과 현실을 착각해서
포지션을 몰랐던 거지“



좀 전에 체념한듯한 지수보다는 이런 유쾌한
모습의 지수가 안심이라도 되는지,
민준도 유쾌하려고 노력하는 지수에게
박자를 맞추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그럼 애인의 유통기한은 얼마나 되시나요?”
“뭐,.. 짧게는 한 달도 있고,
길게는 일 년에서 이년,..
또 틈만 나면 다른 남자한테 가서
바람을 피우다가 기회가 되면 다시 찾아가는
애인도 있어! 호호호호~~”
“누나 알고 보니 바람둥이 시네요?
푸하하하~~”
그렇게 지수에게 박자를 맞추다 보니
민준 자신도 어느덧 기분이
전환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탄력을 받은 지수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민준 씨는 살면서 삶의 의욕이 가장
왕성해질 때가 언제라고 생각해?”
“글쎄요?...”
“난, 이성과 찐한 사랑에 빠질 때라고
생각하거든, 근데, 우리 같은 아줌마들이
남자하고 사랑에 빠진다는 건
좀 위험한 일이지.
사랑 때문에 너무 잃는 게 많기도 하고,
그러니 당신처럼 멋진 남자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니?
나 같은 아줌마들의 바람기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거잖아?
당신 아마 복 받을 거야,.. “



약간의 취기가 있어서인지 남편이랑
친하다는 그 여자의 전화 때문인지
지수는 민준에게 자연스레 말을 놓으면서
조잘조잘 여느 때 보다 많은 말을 했다.
내일이면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술에 약간 취한 지수는 다른 때와 다르게
목소리에도 교태가 섞인 듯 들렸고,
자세히 보니 민준을 보면서 계속 웃고 있었다,
민준은 속으로 지수가 나한테 웃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술 취하면 나오는 그저 그런 습관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말을 들어주고
있었다,


민준이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서인지
지수는 기분이 많이 전환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 지수를 바라보면서 민준은,
' 이 여자는 사랑도 늘 노력을 했단 말인가?'
'그냥 노력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적은 없었나요?'
차마 입으로는 뱉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지수 누나는 저녁식사 안 하신대?"
그날 저녁식사를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지수가 보이질 않자,.
낮에 쇼핑 가서 액세서리를 사 왔다면서
자랑을 하는 정우에게 정환이 물었다,
"아~할아버지가 그러시는데,
엄마는 저녁 안 먹는다면서 산책 가셨데요"
정우의 그 말에 민준은 낮에 걸려온

전화가 생각이 나서,
저녁식사 후 슬그머니 밖으로 나와서 여기저기
지수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난 이 홀이 가장 좋아.
여기서 저 넓은 바다를 바라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거든,.."
지난번에 골프를 치면서 해안가가 보이는
파 3홀 그린 앞에서 민준에게 하는 말인지
혼자 중얼거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투로
중얼거리던 지수의 말을 기억해 낸
민준은 빌리지 앞에 있는 백라인 2번째 홀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해안가 홀로
뛰어가고 있었다.

"아~~~~~~~~~~~~~~~~악~~!!"
지수는 전동카트를 타고 왔는지 옆에

전동카트를 세워 놓고는 바다를 향해서
소리를 지르는 것인지 울부짖는 것인지
알수 없는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잠시 지수를 뒤에서 바라보던 민준은
자신도 모르게 지수에게로 달려가려다가
멈칫 놀라서 얼른 되돌아서서 빌리지를 향하여
성큼 걸어가면서 중얼거렸다.
'김민준,.. 설마?? 아닐 거야,.. 아닐 거라고,...
민준아~~ 정신 차려! 제발,..'

 

728x90
반응형
LIST

'방구석 소설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7)아주 특별한 사랑(H-2)  (0) 2022.02.18
(26)아주 특별한 사랑(H-1)  (0) 2022.02.18
(24) 아주 특별한 사랑(G-1)  (0) 2022.02.18
(23) 아주 특별한 사랑(F)  (2) 2022.02.17
(22) 아주 특별한 사랑 (E)  (0) 202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