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22) 아주 특별한 사랑 (E)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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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음악이 흐르는 파티

수백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필리핀의
공통어는 따갈로그어라고 했다.
하지만 민준이 이번 촬영을 위해 택한
세부와 민다나오, 쪽에서는 주로 세부아노를
공통어로 사용하는데,
그 지방에는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적이 있어서인지 스페니쉬 혼혈들이 땅이나
재물을 소유하고 있을뿐더러
지역의 시장이나 대학의
학장까지도 주로 스페인 혈통을 가진 사람들의
인 듯 보였다.


민준 일행의 촬영지로 이곳을 소개한 홍 회장은
이곳 리조트의 지분을 33%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리조트에 붙어있는 골프장 지분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걸로 소문이 나있는 사람인데,,
그래서인지 지역 시장과, 또 대학 학장,
지역 은행장, 골프장 오너 등과도 꽤 친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분위기상으로 또는,
간간히 그들과 라운딩을 하는 홍 회장을 보면서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지수네 역시도 그 홍 회장과의 친분 때문에
그의 소개로 이 리조트와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하게 된 것이라는 것을
정환과 지수의 대화를 통해서 알 수 있었는데,
나이가 60은 넘어 보이는 홍 회장은
“지수야~!”
하면서 그녀를 딸처럼 친밀하게 부르곤 했는데,
지수는 홍 회장의 두 딸과 며느리와도 친하게
지내는지 서로 안부를 묻고 이번에 같이 오지
못해서 아쉽다는 말을 하곤 했다.



해마다 1월 말 경이면 골프장 오너가 지역
귀빈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열곤 하는데,
홍 회장이 민준과 정환을 파티에 초대했다.
파티는 골프연습장 타석과 클럽하우스 사이
넓은 잔디밭에서 이루어졌는데,
레인지가 내려다보이는 클럽하우스 발코니를
마치 무대처럼 꾸며서 음향시설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홍 회장의 소개에 따라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배가 유난히 나온, 키가 큰 골프장 오너와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
클럽하우스 입구에 지수와 정우가 팔짱을 끼고
나타났다.
지수는 전체적으로 비즈가 박혀있고,
어깨가 파인 무릎보다 약간 긴 원피스 차림이었는데,
늘씬한 체격과 자신감 넘치는 그녀와 아주 잘
어울리는차림이었다.
민준은 자기도 모르게 자연스레 그녀의 발등으로
시선이 갔는데
검정 샌들을 신은 발등 위로 네모난 밴드가
붙어있는 것이 어둑어둑한 불 빛 속에서도
민준의 시야에 들어왔다.
“누나! 발등은 괜찮으세요?”
정환이 먼저 지수에게 인사를 건네자,
“그럼 괜찮지 별로 아프지는 않아!
다만 골프화를 신을 수가 없어서
너랑 정우 설욕전을 못해서 어쩌니?”
하면서 민준을 향해 싱긋 웃어 주고는
홍 회장 일행들에게로 가서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그녀는 이 파티가 처음이 아닌 듯 많은 사람들과
이미 친분이 있는 듯 보였다.
“형! 좀 이따가 우리 엄마 색소폰 연주할 거예요”
정우가 민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지수 누나 색소폰도 할 줄 아냐?...
하긴 워낙에 악기라면,...”
하면서 정환은 기대된다는 듯 호들갑을 떨었다.


골프장 오너의 인사말이 있고 나서,
지역에서 유명한 가수라는 남자 둘에
여자 한 명으로 된
그룹이 나와서 흘러간 팝송 몇 곡을 부르면서
흥을 돋웠다.
신이 나서 손뼉을 치면서 몸을 흔들고 있는
정우와 정환을 바라보면서,
민준은 자신도 모르게 자꾸 시선이 지수에게로
가고 있었다.


흥을 돋우면서 노래를 부르던 가수들의
노래가 끝나자 우리들의 연인이라고 하면서
사회자가 마담 리를 소개하자,
그녀는 이미 그곳 사람들 사이에 제법 유명세가
있는 듯 여기저기서 소리를 지르면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수는 세부 아니 인듯한 언어로 계속 말을 해서
사람들의 박수를 얻어냈다.
그리고는 (오버 더 레인보우)라는 노래를 연주한 후,...
스스로 앙코르를 유도 한 다음.
앙코르곡으로는 예전에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된
적이 있는 필리핀 가수 프레디 아길라가 부른
(아낙)이라는 빠른 곡을
색소폰으로 연주를 시작하더니, 중간중간
간주가 나오자 색소폰에 끼웠던 핀 마이크를 빼서
입에 대고 필리핀 말로 간간히 노래를
부르기도 하여 열열한 반응을 얻어내곤 했다.


“야아~~ 누나 장난 아니다!”
정환이 감탄스러운 듯 호들갑을 떨자,
“다 허기 때문이야,... 허기”
정우는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면서 성의 없이
시니컬한 말투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허기가 뭔데, 넌 자꾸 허기라고 그러냐?”
정환이 의아한 듯 정우에게 묻자
“난 우리 엄마 기술이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허기져서 그런 것 같아서
우울해 진단 말이죠.. “
하면서 어깨를 들썩이고는 입을 삐쭉 내밀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서 정신없이
지수를 바라보던 민준은
정우의 허기 때문이라는 말 때문일까?
무대에서 웃으면서 연주를 하고 있는
지수가 왠지 싸아하는 아픔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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