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20)아주 특별한 사랑(D-1)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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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상처 첫번째 이야기


세부의 날씨는 밤에는 계속 비가 오더니
아침이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멈추고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민준 일행의 촬영은 주로 오전보다는 오후...
이르면, 오전 11시쯤에 이루어졌는데,
촬영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온 민준에게 정환은
그날의 라운딩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하면서
나날이 늘어가는 자신의 골프 실력을 자랑하곤 했다.


민준의 촬영시간은 그곳의 날씨 만큼이나 종잡을수 없이
시간이 변경 되고 취소되고를 반복했는데,
민준을 비롯한 스텝들은 알수없는 촬영스케줄을
게릴라 전투라고 부르곤했다.

그날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촬영을 시작하면
비가오고, 잠시 멈추고 또다시 시작하고를
반복한 끝에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후에
촬영분량을겨우 마칠 수 있었다.


민준 일행이 리조트 입구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러 가려고 하는데,
식당 건물 옆문에서 그녀가 걸어 나오면서
단체복인지 가운인지 알 수 없는 옅은 오렌지색 윗도리와
바지가 한 벌로 된 유니폼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뚱뚱한 필리핀 여자랑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민준이 보기에 지수는 이곳에 있는 필리핀 사람들
모두와 아주 친밀한 사이처럼 보였는데,
민준이 그 쪽을 바라보자, 스텝중 누군가가
“우리도 맛사지 받을까?”
하고 말하는 바람에 민준은 그녀가 맛사지를 받고
나오는 중이란 걸 알게 되었다.



늦은 점심식사를 마친 후,
민준이 수영을 하려고 수영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멀리 수영장 앞 비치파라솔에 그녀가 혼자 앉아서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보였다.
그녀는 다른날과 달리 수영을 하기 위함에서인지,
조리를 신고 흰색 짧은 핫팬츠에 검붉은 색의
얇은 후드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긴팔 티셔츠를 입어서인지 희고 제법 쭉 벋은 다리가
더 길게 보였다.
“안녕 하세요? 라운딩 잘하셨어요?”
하고 민준이 묻자 그녀가
“한잔 할래요?”
하고는 민준을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민준에게 말을 걸었다.
“민준이 형! 수영 하러 왔어요?!”
민준의 등 뒤 풀 안에서 정우가 소리쳤다.



정우를 발견한 민준이 수영을 해야 할지
맥주를 한잔해야 할 지 망설이고 있을 때,
며칠 전 그 웨이터가 맥주 두병 가지고 와서
민준과 지수 앞에 놓고 갔다
민준이 의자에 앉아 작은 맥주병을 집어 들자,
지수가 이번에도 맥주병 두개의 입구쪽을 냅킨으로 닦은 뒤,
자신이 들고 있던 맥주병으로 민준이 들고있는
맥주병을 살짝 치면서
“건배!”하고 외치고는 맥주를 들이켰다.
“형! 거기 공좀 던져 주세요~!”
사람이 살면서 고마운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되지만,
어색한 순간에 그공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사람이야말로 고마운 사람일 것이다,.

“아!~”
지수가 외마디 신음 하듯 소리를 질렀다.
워낙에, 파라솔 탁자가 가볍고 힘이 없는
것도 문제이긴 했지만,
바닥이 평평하질 않아서 탁자가 고정이 안된 것이
더 큰 문제였을까,
민준이 정우에게 공을 주려고 일어나면서
탁자를 무릎으로 치는 바람에,
와장창 쨍그랑 하는 굉음과 함께 탁자에 있던 맥주병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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