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16)아주 특별한 사랑(A-3)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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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두번째 만남-두번째 이야기

“마이클~! 

하고 그녀가 빠를 향해 소리치자 빠에 앉아서

가끔씩 우리 일행을 쳐다보던 웨이터가

드디어 부른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그녀와 그 웨이터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들처럼,

영어인지 필리핀 말 인지 알 수 없는 말로 뭔가를 주문했고,

잠시 후 웨이터는 몇 가지의 안주와 우리나라 맥주 반 병

정도의 크기밖에 안 되는 맥주 다섯 병을 가지고 왔다.

“난 술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여길 왔다 가면 한국에서도 가끔 이 산밍 겔 맥주 생각이 난다”

정환을 쳐다보며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는 뚜껑을 딴 맥주병을 냅킨으로 닦아서 정환과 민준에게

각각 한 병씩 건넸다.

맥주의 맛은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마시기에는

좀 싱거운 감이 없진 않았지만,

그런대로 부드러워서 술을 즐기지 않는 여자들이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곤해서 먼저 들어간다는 상호를 부축하면서 정우가 자릴 뜨자,

정환이 지수와 함께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둘이는 민준의 존재 자체를 잊은 듯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서로 안부를 묻고 대답하는가 하면, 옛날이야기를 하다가

하하 호호 웃기도 했다.

민준은 멀뚱멀뚱 두 사람의 수다를 바라보다가 문득 손을 가리고

웃는 지수의 손으로 눈길이 갔다.


'손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누가 말했던가?
젊은 날 고생을 많이 한사람들이 나일 먹어서 여유가 생기면
얼굴의 주름정도는 다리미로 펴듯이 모두 제거를 할 수도 있지만,
손과 발만은 어찌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소나무 등껍질처럼 갈라져서 민준이 배우로 제법 성공하여
일을 하지 않는 지금 동생 민정이 네일 관리숖엘 모시고 가서
손질을 받고 와도 도무지 회복이 안되던
엄마 정숙의 손이 지수의 고운손과 민준에게 겹쳐서 다가왔다.


그 후로도 한시간갸량 계속된 정환의 수다와 그녀의 대화 속에서 민준은
그녀가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고, 대학교 4학년때 어머님께서 위독하셔서
결혼을 서두르는 바람에 아버지의 제자이자 고등학교 선배인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했다는 사실과,
지수의 사촌동생과 정환이 친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 리조트를 오래전에 혼자되시고 10년 전쯤 정년퇴직하신 후에
건강이 안 좋아지신 친정아버님을 위해 구입하여
겨울방학과 여름 방학 때면 한 달씩 와서
운동도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민준에게 지수가 그리 유쾌한 느낌으로 다가오지않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누군가가 이유를 묻는 다면 딱히 대답할 말이 없으므로
민준은 궁색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궁색함때문에 민준은 더더욱 지수가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런 민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두 사람이 긴긴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민준은 영락없이 투명인간이 이었다.
투명인간 대우를 받고 있음에도 민준은 오히려 그녀와 친정아버지 사이를
오해한 자신 때문에 잠깐씩 멋쩍기도 하다가 자신이 뱉은 말을
그녀가 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단답형으로 생존확인 차원으로 대화에 점을 찍고 있었다.


“정환이 형! 내일 라운딩 하실 거죠? 우리랑 같이 치실래요?”
정환과 지수의 긴 추억여행에 종지부를 찍은 건 할아버지
상호를 숙소 가지 모셔다 드리고 온 정우였다.

“그럴까? 민준아~ 너 내일 촬영할 때 나 없어도 되지?”
“매니저가 뭔데? 왜 날로 먹으려고 하나?”
“야! 매니저가 스케줄 관리하면 되지! 니가 어린애냐? 턱 받치고 너만 쳐다보고 있게?”
그들의 대화속에서 정환과 민준은 일을 떠나서 사이좋은 친형제지간처럼 느껴졌다.

“그럼, 정환이 형! 내일 아침 일찍 드시고 7시 30분에 클럽 하우스에서 봐요!
너무 늦으면 밀려서 라운딩 하기 재미없어요!“
” OK! 알았어! 내일 보자 “
두 사람이 일어나자 민준과 정환도 같이 일어나서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가면서 내내 정우는 지수의 허리를 껴안고 지수가 뿌리치면
어깨동무를 하면서 다정한 연인처럼 굴었는데,
뒷모습만으로는 그녀가 마흔다섯 살이나 먹은,
그것도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라고 믿기보다는 네댓 살 연상 연하
커플을 보는 듯했다
다정한 그들 모습을 보면서 민준은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혼자 자신들을 키운 엄마 생각에
순간 마음이 싸아해 오는 걸 느꼈다.

“지수 누나 엄청 젊어 보이지 않냐? 저 누나를 보고 누가 마흔다섯이라고 하겠냐?”
“젊긴,.. 그럼 니 눈엔 서른다섯으로 보이냐?”
“야! 연예인들은 엄청 관리를 하잖냐... 병원 다니고 관리받고,.. 연예인도 아닌데 저 정도면
엄청 젊어 보이는 거지! “
“요즘 보통 아줌마들은 관리 안 받냐? 아무리 잘난 척해봐야 늙은 아줌마지”

지수가 정환에게만 관심을 보여서인지 민준이 퉁명스럽게 말하자,
"야! 김민준! 너 지수 누나가 너한테 관심 없어서 삐쳤구나!
네가 어린애냐? 아이돌이냐고? 내가 말했지? 그 왕자병 고치라고,.."
정환이 놀려대자, 갑자기 생각난 듯 민준이 소리쳤다.

"야! 이거 재미있겠다,. 정환이 형,.. 우리 내기할까?"
"뭔 내기?... 뭔데? 눈이 빤짝빤짝하는 건데?"

정환이 다그치자 민준이 약간 망설이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여기 있는 동안 말이야,. 저 아줌마 유혹해서,... 뭐로 할까?
음,.. 키스 어때?"

"야! 야! 야! 너 정말! 맞을래? 지수 누나는 안된다,..
네가 유혹한다고 넘어갈 누나도 아니지만., 누나한테는 장난치지 마,... 알았어?"
지수는 안된다고 소리치며 화내는 정환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민준은 혼자 신나서 흥얼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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