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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23

(34)아주 특별한 사랑(O)

아주 특별한 사랑 (첫사랑에 대한 기억)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애들이 그렇듯이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되면, 재경ㅇㅇ동창회란 이름하에 한 달에 한번씩, 또는 두 달에 한번 정도 모임을 하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들 중 가장 말이 잘 통한 동기가 정휘이다. 정휘랑은 좋아하는 음악, 좋아하는 책,... 또 좋아하는 영화까지 지수랑 취미나 취향이 아주 비슷한 친구였다. 정휘와 지수는 재경ㅇㅇ동창모임 때 여럿이 같이 만나기도 했지만, 가끔은 정휘가 좋은 영화가 개봉됐는데 같이 보고 싶으니나오라는 전화가 와서 둘이 영화를 보고 점심을 먹고 헤어진다던가, 같이 연극을 보러 가기도 하는 등 둘이 사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몇 번인가 단둘이 만나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

방구석 소설가 2022.02.27

(33)아주 특별한 사랑(N)

아주 특별한 사랑 (세 남자와의 라운딩) “어제 정환이가 전화 왔던데,... 우리 부부랑 정환이랑 그 민준이라고 하는 친구랑 이번 주말에 라운딩이나 한번 하자고,.. “ “난 가고 싶지 않아요!” “그냥 바람 쐴 겸 한번 가지 그래,.. 정환이가 당신 우울해서 집안에만 있는 것 같다고, 위로 겸 마련한 자리인 것 같은데,... “ 지수의 아버지 상호 장례를 치르고 나서 두어 달쯤 지났을 때, 아침에 출근하면서 철진이 말했다. JCC는 분당 신도시에서 자가용으로 40분 정도 걸리는 용인에 있는 골프장인데,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더 유명하다. 골프장은 경치도 좋고, 페어웨이나 그린 관리도 아주 잘되어 있어, 명문 골프장으로 불리는데, 문제는 그린이 너무 어려워서 초보자들이 치기에는 좀 힘든 골프장으로 유명한 ..

방구석 소설가 2022.02.25

(32)아주 특별한 사랑(M)

아주 특별한 사랑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사람) “민준아~! 이상호선생님,..돌아 가셨데,..” 세부에서 돌아온 후 정신없는 촬영 일정으로 인해 늘 잠이 부족한 민준은 틈만 나면 잠을 자곤 했는데, 세부에서 돌아온 지 채 한 달이 안된 이른 아침에 정환이 민준을 깨우면서 말했다. 정환은 민준이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을 때,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보더니, 결국 스케줄 하나를 뒤로 미루고, 장례식장엘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늦은 저녁시간에 강남대로를 달려 도착한 병원에 딸린 장례식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쪽에서는 화투를 치면서 밤샘을 할 채비를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쪽에서는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환아! 고맙다. 바쁠 텐데, 민준 씨는 뭐하러 왔어? 피곤하게,...” 하고 지수가 노르..

방구석 소설가 2022.02.25

(31)아주 특별한 사랑(L)

아주 특별한 사랑 (민준의 어린 시절,...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기억) 민준의 기억으로 그의 아버지는 그리 성실한 사람이 아니었다. 시골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던 아버지는 한마디로 가오잡기를 좋아하는 허풍이 좀 있는 사람이었는데, 농한기에는 사람들과 면 소재지에 있는 길다방에 가서 다방레지들과 떠들기도 하고 다방 안쪽에 있는 방에서 화투를 치면서 하루를 보내곤 했었다. 제삿날이던가, 집안에 일이 있는 날이면 집으로 돌아오지않는 아버지를 모셔오라고, 어머니는 어린 민준을 길다방으로 보내곤 하셨다, 그때 본 길다방의 최양은 통굽의 아주 높은 슬리퍼를 신고 머리에는 천으로 된 머리띠를 하고 늘 껌을 씹으면서 민준의 아버지를 비롯한 나이든 어른들한테도, 교태를 섞어서 반말을 하곤 했다. 최 양이 아버지와 아버지 ..

방구석 소설가 2022.02.21

상처

상처 미국 애틀랜타의 한 야구장에서 구두를 닦는 흑인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밝고 명랑했지만, 때때로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또래 아이들을 보면 마음의 상처를 달래기 힘들었습니다. “나는 왜 가난하게 태어난 거지? 이 가난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런 소년의 취미는 한 가지. 야구 선수들이 친 공이 하늘 높이 날아오를 때마다 신기한 눈길로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소년은 구두를 닦으러 온 야구 해설가에게 물었습니다. “아저씨, 야구공은 어떻게 저리도 시원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갈 수 있는 거예요?” 소년의 질문에 해설가는 웃음을 가득 머금고 대답했습니다. “야구공을 자세히 살펴보렴. 온통 실로 꿰맨 상처로 가득하단다. 바로 그 상처 때문에 보통 공보다 더 높이, 더 멀리 날아간단다...

곤경의 우물

곤경의 우물 당나귀가 빈 우물에 빠졌습니다. 농부는 슬프게 울부짖는 당나귀를 구할 도리가 없었지요. 마침 당나귀도 너무 늙었고, 또 쓸모없는 우물도 파묻으려고 했던 터라 농부는 당나귀를 단념하고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우물을 파묻기 위해 제각기 삽을 가져와서는 흙을 파 우물을 메우기 시작했습니다. 당나귀는 더욱 더 크게 울부짖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웬일인지 당나귀가 잠잠해졌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궁금해서 우물 속을 들여다보니 놀라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당나귀는 위에서 떨어지는 흙더미를 털고 털어 바닥에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당나귀의 노력으로 발 밑에 흙이 싸이게 되고, 당나귀는 그 흙더미를 밟고 점점 높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해서 당나귀는..

G선상의 아리아

G선상의 아리아 어느날 궁정에서 연주를 하려던 바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누군가가 바하의 바이올린을 망쳐놓은 것이지요, 어떤 이유에서인지 바하의 바이올린의 현은 G현만 남겨놓고 모두 끊겨있었고, 그런 상황을 모르는 당시 귀족및 왕족으로 이루어진 관객들은 바하의 연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망가진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에 올라간 바하는 오로지 G현 하나만 가지고 즉흥 연주를 시작합니다. 관객들은 바하의 멋진 연주에 박수를 보냈고, 나중에 바이올린이 망가졌지만,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로지 G현만으로 즉흥연주를 했다는 사실은 그자리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선사했을 것입니다. 그때 망가진 바이올린의 G현만으로 즉흥연주를 한 그곡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G선상의..

(30)아주 특별한 사랑(K)

아주 특별한 사랑 (이별의 그림자) “이 부장님! 리조트에 차 있어요?” 민준 일행이 막탄 공항으로 출발하기 위해 이른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 쪽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 정우랑 지수가 황급히 이 부장을 찾았다. 전동카트에는 지수의 아버지 상호가 기진맥진하여 정신을 잃은 듯 누워 있는 모습이 보이더니, 황급히 이 부장의 자가용에 쓰러진 상호를 태우고, 정우와 지수가 같이 병원에 가려는 듯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정신없이 오고 가는 그들의 대화 속에서 골프를 치던 상호가 갑자기 쓰러졌고, 리조트에 이 부장의 조그만 승용차밖에 없는 관계로 이 부장 차를 이용하여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그 지역의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 가려고 하는 중이었다. “ 나도 갔다 오면 안 될까?” 스승님이 걱정..

방구석 소설가 2022.02.21

(29)아주 특별한 사랑(J)

아주 특별한 사랑 (아버지라는 이름) 그날 이후 지수가 민준을 일부러 피하는 건지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골프장에서도 식당에서도 민준은 그녀의 모습을 볼수 없었다. 다만 그녀 숙소 근처를 지나가다 보면, 임재범이라는 가수가 부른 (사랑보다 깊은 상처),..또 어느 날은 노래를 부른 가수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천년의 사랑)이라는 노래가 색소폰 음색으로 들려왔고, 민준은 그저 짐작으로 지수가 연습하고 있구나,.. 하면서 그녀의 숙소를 지나치곤 했다. “엄마! 내일 민준 이형랑 정환이 형 한국으로 간데요.. 오늘 민준이 형이 다금바리 쏜다고 6시에 풀장 앞으로 모이라는데,... “ 하면서 정우가 신이 나서 말했다. “엄마도 갈 거지? 정환이 형이 엄마 꼭 모셔오라고 했단 말이야,..” 정우의 보챔..

방구석 소설가 2022.02.21

(28) 아주 특별한 사랑(I)

아주 특별한 사랑 (마음을 읽다) 미처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술을 마셔서인지, 지수의 발등이 밤새 가렵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상처 부위가 벌겋게 부어 있었다, “내가 정말 엄마 때문에 미친다니까,...” “미안~~ 난 다 나은 줄 알았지” “그거 덫나면 큰일 나니까 넌 오늘부터 라운딩 하지 마라!” 웬만하면 화를 내지 않는 상호도 걱정스러운 듯 살짝 화를 내면서 라운딩을 하러 나갔다. “누나~지수 누나~~!!” 상호와 정우가 골프 치러 나가자 숙소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는데, 밖에서 민준이 지수를 불렀다. 정우 핑계를 대고 자신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민준의 부탁도 있었지만, 지수는 민준이 일하는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었다. “자~누나는 발 아프니까 여기 앉아서 구경하시고,..” 하면서 민준..

방구석 소설가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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