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33)아주 특별한 사랑(N)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2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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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세 남자와의 라운딩)


“어제 정환이가 전화 왔던데,...
우리 부부랑 정환이랑 그 민준이라고
하는 친구랑 이번 주말에 라운딩이나
한번 하자고,.. “
“난 가고 싶지 않아요!”
“그냥 바람 쐴 겸 한번 가지 그래,..
정환이가 당신 우울해서
집안에만 있는 것 같다고,
위로 겸 마련한 자리인 것 같은데,... “
지수의 아버지 상호 장례를 치르고 나서
두어 달쯤 지났을 때,
아침에 출근하면서 철진이 말했다.

JCC는 분당 신도시에서 자가용으로
40분 정도 걸리는 용인에 있는 골프장인데,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더 유명하다.
골프장은 경치도 좋고,
페어웨이나 그린 관리도 아주 잘되어 있어,
명문 골프장으로 불리는데,
문제는 그린이 너무 어려워서
초보자들이 치기에는 좀 힘든 골프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토요일 오후에 화창한 햇살이 가득한
골프장은 페어웨이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튀이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 같았다.
“누나! 역시 나오길 잘했다 싶으시죠?”
지수의 마음을 눈치채기라도 했는지
정환이 웃으면서 말했다.

“야~ 지수 누나! 너무 닭살 아니에요?”
아웃코스 5번 홀인가에서 철진이 친
세컨드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철진이 벙커샷을 하다가 모래를
세게 쳐서 머리와 얼굴에 모래가 튀자
지수가 벙커에서 나온 철진의 머리와
얼굴을 털어주고는 얼굴에 있는 모래를
입김으로 불어주자 놀리듯이 정환이
소리쳤다.
정환은 장난스레 말하면서 무심코 민준을
바라보니, 민준이 그 답지 않게 굳은
표정으로 지수를 보고 있어서
정환은 약간 당황스럽게
느껴졌지만 이내 털어버리고 라운딩에
열중을 했다.


라운딩이 끝나고 어른이 사야 한다는
철진의 말에도 끝까지 민준이 자기가
대접해 드린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민준이 안내하는 곳으로 네 사람은 각자
두 명씩 차에 타고 이동을 했다.
골프장에서 나와서 10분 정도를 달리면
양지 IC 바로 앞에 한우만을 팔기로 유명한
식당이 있는데, 우리 일행이 그곳엘 들어가자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손님들이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민준아~밥 좀 제대로 먹자”
서빙하는 아줌마들이 정말 민준을 좋아해서
그러는지, 그렇게 해야 예의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건지 민준에게 사인해달라고
몰려드는 걸 보다가 지수가 한마디
내뱉었다.
“참! 당신도 ,... 까칠하기는”
철진이 유머를 이해 못 한 듯 한마디
하려고 할 때 철진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네,... 정교수님~네에? 사모님께서요?...
그래서요?... 아네,.. 알겠습니다.
그럼 빨리 가도록 하겠습니다 “
순간 세 사람의 시선이 철진에게로 쏠렸다.
“어떡 하나? 공대 학장님 사모님께서
대장암으로 고생하고 계셨는데,
오늘 오전에 돌아가셨다고,...
난 얼른 가봐야 할 것 같은데,..
공치느라고 진동으로 해 놓아서 전화를
못 받았나 본데,..."
결국 철진은 가면서 검정 넥타이를 하나 사서
매고 장례식장으로 가겠다면서
식사도 같이 하지 못하고 자리를 뜰 수밖에
없게 되었다.

황급히 철진을 배웅하고,
김이 빠진 듯 잠시 침묵이 흐를 때,
“참! 정휘 선배 결혼할 거라던데,...
누나 들으셨어요?"
고맙게도 정환이 분위기를 전환시켜주었다.
“아니~못 들었는데,... 청첩장 보내겠지,..
뭐 하는 사람이래 신부는?”
“메이컵 아티스트라고 하던데,..
나이 차이가 13살인가,.. 엄청 어린가 봐요”
정환의 그 말에 지수가 피식 웃으면서
다 늙어서 결혼하면서 양심도 없다며
약간 비꼬는 듯한 투로 말하자,
“잘 됐죠,.. 뭐 누나한테 차이고 그 선배
20년을 홀로 외롭게 지냈는데,..”
하고 정환이 신이 난 듯 말하자, 민준이
“엥? 뭔 말이야?
하고는 호기심이 생긴 듯 의자를 끌어
몸을 지수 쪽으로 당겨 앉으며 물었다.
정환은 모교 출신들은 정휘 선배가
지수 누나한테 차이고 아직 결혼 못하고
있다는 거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웃으면서
지수를 놀리듯 우겼고,
지수는 언제 적 이야기인데 그러냐며
농담이라고 말하고,..
그런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민준은 신나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세 사람의 점심식사가 진행되었다.

“정휘 선배 매일 술 마시면 자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누나만 좋아했다고 그런다는데요?”
하고는 점심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까지
정환이 포기를 하지 못한 듯 한마디 하자,
“정환아~~ 내 입에서 욕 나오게 할래?
내가 정휘 인생 포장 지니?
성실하지 못한 자신의 과거를 포장하는 것
까지는 그냥 봐줄 수 있어!
근데, 그 녀석은 왜 애매한 날
포장지로 이용한 데니?... “
지수답지 않게 흥분하면서 강력하게
아니라고 말을 하자,
“야아~누나 정말 이상한데요,...
변명이 길어지고 있잖아요?~~“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민준이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면서 이상하다는 듯
한마디 던졌다.
“어이~오지랖 십 만평 씨!~
그대 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니,..
잊어주세요!”
하고 민준에게 지수가 웃으면서
한마디 던지자.,
“왜 상관이 없어요!
내가 누나한테 얼마나 관심이 많은데,..”
하고 민준이 억울하다는 듯 받아치자,
잠깐 세 사람이 잠시 동시에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누나! 난 일이 있어서 여기서 택시를 타고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민준이가 누나 모셔다 드릴 거예요!
다음에 뵈요 “
먼저 차를 탄 지수가 창밖을 보고 있는데,
지수와 떨어진 곳에서 정환과 민준이
언쟁을 벌이고 있는 듯 보이더니,
한참을 그렇게 언쟁을 한 후에,
정환이 지수 곁으로 와서는 지수에게
통보성 멘트를 날린 후
지수에게는 대답할 기회도 주지 않고
대기해 있는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니들 좀 이상한 거 알아?”
신이 나서 싱글벙글 웃으면서 운전석에
타는 민준을 보고 지수가 말했다.
“누나 첫사랑이 완전히 누나 곁을 떠난
다는데 제가 위로해 드려야죠”
“위로 필요 없거든,... 왜? 내가 정휘
결혼한다는데 서운해해야 하니?
빨리 나 집에 내려주고,
얼른 네 애인 한 테나 가봐! “
하고 지수가 관심 없다는 듯 말하자,
“애인요?... 누구요?”
하고 빙그레 웃으면서 상기된 표정으로
지수에게 물었다.
“됐어! 나도 인터넷에 난 거 봤어!
너 신수진 가 그 애랑 사귄다면서?”
지수의 관심에 민준은 신이 나서
지수의 어깨를 툭 치면서
“에이~누나 질투하는구나?”
“뭐야? 질투가 뭔데?
권투랑 비슷한 새로운 스포츠인가요?”
질투한다고 좋아하는 민준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 지수가 받아쳤다.
“아! 몰라 몰라 난 무조건 누나가
질투해줘서 기분이 좋아요!”
하더니 차의 시동을 걸고 달리기 시작했다.

다른 때도 명랑하고 늘 기분 좋은 웃음을
보이는 민준이긴 했지만,
오늘따라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민준은 기분이 업되서,
음악에 맞추어 운전을 하면서 어깨를
들썩이는가 하면,
때로는 음악에 맞추어 운전대를 때리기도
하면서 흥겨워했다.
그렇게 신이 나서 경쾌한 음악을 틀고
한참을 달리던 민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신수지,... 그 애랑 나랑 사귀는 거 아니에요,..
우린 그냥 가벼운 사이일 뿐이에요,..”
“사귀는 거 아니고, 그냥 가벼운 사이라고?
그럼 가볍게 잠만 자니?,..
남자들은 정말 왜 그러니?”
지수가 화가 난 듯 내뱉고는 창밖을 응시하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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