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18) 아주 특별한 사랑(B~2)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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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처음,... 그, 강렬한 기억) 두 번째 이야기

약속 장소는 큰길에서 극장이 있는 골목
안으로 100미터 쯤
들어가면 되는
비교적 큰길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는데,
품위 있는 실내장식은 아니고
그저 젊은 애들이 많이 올 것
같은
분위기의
간단한 정식과 스파게티 정도를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레스토랑 안은 지수가 밖에서 들어가는
바람에 갑자기 실내로
들어가서 눈의 반응이 더디어서 그런지 어둑어둑한 것이 그다지
기분 좋은 분위기는 아니었으며,

좌석은 한 팀씩 칸막이로 분리가 되어 있었다.


지수가 도착하자 김 사장은 손을 번쩍 들어
반갑게 그녀를
맞았는데,
그 옆에 키가 작아 보이면서 땅딸한 남자가
짐짓  
거만한 표정으로 앉아서 지수를
위아래로 힐끗 쳐다보았다.

“일찍 오셨네요! 이사장님!
이쪽은 지난번에 말한
J 엔터테인먼트
대표 최철호 사장입니다

저랑은 중고등학교 동창이지요 “
그 말을 듣는 순간 지수는
아차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면서 자신이

이 자리에 잘못 나왔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아! 김 사장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이지수라고 합니다”
상대하기 싫은 대상일수록 철저하게
예의를 갖추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의례적인 관계 이상 발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속마음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는 것이다.


웨이터가 식사 주문을 하러 왔을 때에도
지수는 뭘 먹고 싶은지
보다는 뭘 시켜야
가장 간단하게 식사를 끝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해물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스파게티가 나오기 전까지 지수는
지루한 두 남자가 나누는
대화 속에서
최 사장의 어설프고도 거만한 잘난 척을
계속
들어주어야 했으며,
가끔씩은 표정관리가 안될 정도로
짜증이 나면서

‘오늘 비싼 스파게티 먹는구나!’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주문한 스파게티 접시를 반쯤 비웠을 때,
입구 쪽에서 낯이 익은 듯 보이는 젊은
남자애가 선글라스를 끼고

스키니진에 짧은 가죽점퍼를 걸친 모습으로
우리 일행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젊은 남자애가 나타나자 최 사장은 짐짓
목소리를 깔고

“인사드리지,.. 이분은...”
“최 사장님! 초면에 실례가 많은 줄은
알겠지만,
저 이만 바빠서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황당한 세 남자의 시선을 뒤로하고
나오면서 지수는 김 사장 귀에

다른 사람은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제가 싫다고 했죠?
죄송합니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하고는 자신의 핸드백과 장갑을 집어 들더니
민준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총총히 레스토랑을 빠져나왔다.


레스토랑 직원이 지수의 차를 가지고
오길 기다리고 있을 때,

계단에서 내려오던 민준이 지수 앞으로
흘낏 쳐다보면서 지나갔다.

“잠깐만요,.. 다음부터는 소속사 사장이
아니라 사장 할아버지가

나오라고 해도 이런데 나오지 마세요!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이렇게 나오면 너무 싸 보이잖아!
그렇게 되면 당신 나오는 드라마에
몰입도 안되고,.. 웬만하면 소속사를
바꾸던지,.. “

속사포처럼 민준이 듣던 말던 하고 싶은
말을 내뱉은 다음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고 출발해버렸다.
백미러로 쳐다보니,
민준이 허리에 손을 얹고 화가 났는지
어이가 없다는 듯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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