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19) 아주 특별한 사랑(C)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1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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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게임의 여왕

 

 

민준과 정환이 클럽하우스에 도착했을 때 지수와 정우는

이미 전동카트에 골프채를 싣고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현지 캐디들과 지수는 잘 알고 있는 듯 영언지 필리핀 말인지

알 수 없는 언어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라운딩을 시작하지 않은 거의 모든 캐디가

지수의 말과 행동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

민준의 눈에는 의아하게 생각이 되었다.

 

몇 달전 강남역에서 마주쳤을 때의 오만하고도 냉소적인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라

순간 민준은 그녀가 이중적인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어! 민준이 형도 오셨네요! 형도 같이 치 실 거예요?”

정우가 반가운 듯 민준의 곁으로 다가오면서 소리쳤다.

“어젯밤에 비가 와서 촬영이 오후로 미뤄졌어요,..

그냥 쉬라니까 심심하다고 따라 나오네요”

“잘 됐네! 우리 할아버지 어제 무리하셨는지

오늘은 쉬신다고 하셨는데,

두 사람씩 편먹고 내기하면 되겠다,.. 음 하하하~~~”

정우는 벌써부터 오늘 라운딩이 기대된다고 즐거워했다.

 

정환이나 민준이나 라운딩을 자주 한 것도 아니고

특히 내기는 별로 해본 적이 없는지라,

게임의 룰과 편을 짜는 것까지 거의 모든 것을 정우가

정하는 대로 따라 하기로 했는데,

정우와 정환이, 지수와 민준이 한 팀으로 경기를 하되,

세 남자는 블루티, 지수는 레이디티는 안된다고 정우가 강력히

우기는 바람에 화이트 티에서 플레이하기로 합의를 했다.

그리고 각 팀 두 사람의 타수를 합쳐서 잘 친팀이

그 홀을 이긴 걸로 간주하는 홀 매치로

하기로 했는데, 같은 팀인 정우와 정환이 손바닥을

마주치면서 파이팅을 하자 지수가

“우리도 파이팅 해야죠?”

하면서 자신의 드라이버 헤드를 민준의 드라이버 헤드에

살짝 부딪치면서

“파이팅!”

하고 가볍게 외쳤다.

 

첫 홀 티샷부터 쪼루를 낸 민준이 민망해 하자 지수가

웃으면서

“괜찮아요! 소심하긴,..”

하면서 여유 있는 웃음을 지어서 내심 민준은 같은 팀인

그녀가 믿음직스럽게 느껴졌다.

그 느낌은 적중해서 민준이 트리플 보기를 해도 파 아니면 보기로

홀을 마감하는 그녀는 홀을 트지 않으면 이기곤 해서

정우를 계속 애태우게 했다.

그러다가 가끔은 버디를 하는 바람에 결국은

정우를 징징대게 만들고 말았다.

“아~ 진짜 울 엄마 정말 싫다! 좀 져주면 안 되냐고~~!!!”

하면서 지수를 졸졸 따라다녔다.

“게임은 게임이지,... 져주려면 무슨 재미로 게임을 하니?”

하면서 그녀는 정우에게 한마디 건넨 후,

라운딩을 하면서 중간중간 노란 겉표지에

(아주 쉬운 세부아노)라고 쓰여있는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캐디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때론 캐디들에게 뭔가

질문을 하곤 했다.

 

"손이 타서 새까매지는 게 싫으세요? 아니면 흉터라도 있어요?"

"????"

"아니,.. 그냥,... 장갑을 늘 거고 계신 거 같아서요,.."

웬만하면 장갑을 벗질 않는 지수에게

문득 민준이 지나가는 말로 툭 한마디 던졌다.

민준의 말에 의아한 듯 눈을 똑빠로 뜨고 바라보는

지수와 눈이 마주치자, 민준은 속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들키기라도 한듯 인상을 한 번쯤 찡긋하더니,

지수의 시선 뒤쪽으로 걸어갔다.

얼굴에 핏대를 올리고 라운딩을 하는 세 남자에 비해서

그녀는 시종일관 여유 있는 게임을 했음에도

18홀을 라운딩 하면서 그녀는 단 두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는데,

그것도 일부러 잘못 친 건지 진짜 실수를 한 건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결국 18홀을 치면서 정우와 정환이 이긴 홀은 단 두 홀이고,

5홀을 비기고, 나머지는 지수 덕에 지수와 민준팀이

승리를 했다.

정우는 내일 베스트 볼 방식으로 다시 붙자고

설욕전을 해야 한다고,..

그리고 엄마도 같이 블루티에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계속 약 올라 어쩔 줄 을 몰라했으므로

 네 사람은 민준의 스케줄에 맞추어 다시 한번 게임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정환아~ 오늘 즐거웠다!... 민준 씨도 오늘 수고했어요!”

그녀가 웃으면서 경쾌하게 말하더니,

네 명의 캐디에게 팁을 나누어 주었다.

그녀가 건넨 50 폐소짜리 지폐를 받은 캐디가

“살라맛!”

하고 인사를 하자,

“ 와이 사빠얀~!”

하고 그녀가 자연스레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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