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24) 아주 특별한 사랑(G-1)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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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마음의 상처)


며칠 후 정우가 친구들에게 줄 선물도
살 겸 시내에 있는 쇼핑센터에
다녀온다고 나가고 나서
잠깐 낮잠을 자다 깬 지수는
곤히 주무시는 아버지 단잠을 방해할까
하는 생각에 밖으로 나왔다.

그동안 발등에 난 상처 때문에 좋아하는
산밍 겔 맥주를 못 마신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고.
자다 일어나서 목이 탄 것도 이유일
것이다.
좌우지간에 지수는 산밍겔 맥주 생각이
간절해져서 따갑게 내리 쬐는 햇살에
눈을 찌푸리면서
풀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안녕하세요? 쪼리 신고 라운딩
하셨다면서요?”
풀장 앞에 있는 빠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데,
이 부장이 아는 척 인사를 해왔다.
이 부장은 30대 초반의 아줌마로
두 자녀를 데리고
필리핀 세부로 유학을 왔다고 했다.


전에 이곳에는 최과장이라는 약간 다리를
저는 노총각이
지금 이부장이 하는 일을 맡아하고 있었는데,
사실인지는 알순 없으나,
캐디 중에 마르셀이라는 미혼모가 있는데,
그 아이의 아빠가 최 과장이라는 소문이
캐디와 이곳에
오는 손님들 사이에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밤새 비가 오다가 활짝 개인 어느 날인가
지수 일행이 배를 타러 선착장 쪽으로
가다가 일부 비 포장도로가 나오자
“왜 이곳은 포장을 하다 말았을까?”
하고 일행 중 동대문에서 포목점을 한다는
고사장 부인이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이 동네는 물고기밖에 안 살거든요,..
물고기는 투표권이 없어서 포장을
안 해 줬데요”
하고 알 수 없는 농담을 너무 심각한
표정으로 해서 우리를 박장대소하게
만들었었던 적이 있는 사람이 바로
어눌한 최 과장이었다,
그런 최 과장의 후임으로 온 이 부장은
일을 아주 잘하고 친절해서
그녀 덕분에 리조트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고,
리조트에 묶는 회원들의 식사내용도
훨씬 좋아졌다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한잔 하시려고요? “
빠에 도착해서 시킨 맥주를 미처 가져오기도
전에 민준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지수에게 말을 걸었다.
“ 아~네에~ 그동안 못 마셨거든요”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그러게요, 민준 씨 때문에 피해가
엄청 크네요.
민준 씨가 책임지실래요?”
웃으면서 민준을 놀리는 듯한 말투로
지수가 말했다.
“발은 좀 어떠세요?”
하고 민준이 말을 돌리면서 걱정된다는
듯이 지수의 발 쪽을 바라보았다.
“어렸을 때는 상처가 나도 금방 아물고,
흉터도 안 남던데,..
나일 먹으니까 상처도 잘 안 아물고,..
또 흉터도 없어지질 않더라고요,.. “
“그러게요 흉 지겠어요...”
하고 민준이 다시 걱정 스런 눈으로
바라보자
“다리랑 발등에 어렸을 때 다친 상처들이
제법 있었던 것 같은데,
크면서 다 사라져서 다친 곳이 어디인지
잘 기억도 안나거든요.
근데, 나이 먹어서 다친 곳은 몇 년이
지나도 흉터로 남아 있네요 “
걱정하는 건지 민준을 놀리는 건지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지수가 말했다.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겠죠?”
“...??”
민준은 자기도 모르게 무심코 뱉어버린
말 때문에 뜨악하게그 말을 들은 지수보다
스스로 더 놀라고 있었다.


“가슴 아파도~~~~~~~“
잠시 정적을 깬 지수의 핸드폰 벨소리마저
그들의 대화와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있었는데,
“네! 누구 시죠?,... 잠시만요”
전화를 받던 지수가 갑자기 표정이
차가워지더니
민준을 향해 눈과 손짓으로 양해를
구한 후
민준을 등지고 낮은 목소리로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당신 직장이 술집이세요?
나한테 일일이 보고 안 해도 되니까
국 끓여 먹던지 삶아 먹던지
맘대로 하세요오~~! “
전화를 끊고 나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수는 계속 술을 마셨다.
그렇게 산밍 겔 맥주 두병을 더 비운 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지수는
민준에게 이야기를 했다.
“난 포지션을 아는 사람이 좋아요!
그래서 나도 내 위치를 알려고
노력 하지요”
“누나!,.. 그냥 누나라고 불러도 괜찮죠?”
“맘대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지수가 대답했다.


그런 지수를 바라보면서 민준은
그녀의 허기의 정체를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니다
사실은 사랑한다는 자체를 좋아한
것도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의 허기짐을 채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민준은 왜 그녀가 익숙하게
느껴졌었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지수가 입을 열었다.
“전에 강남역에선 미안했어요!
나도 포지션을 몰랐지,...
하지만 난 그때 민준 씨가,.. “
”그냥 반말하세요,... 민준이라고 하던지,
너라고 해도 괜찮고요,.. “
민준은 자신의 생각을 마치 지수가
알아차리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갑자기 그녀의 말을 막으면서 그 답지
않은 강한 어조로 말하고 말았다.
“그래도 어떻게 반말을 해?
나 정말 말 놓는 거 못하는데,...
에이~ 술도 마셨겠다. 좋아! 반말해준다,.. “
그녀가 어색해하는 민준의 마음이라도
읽은 듯이 흔쾌히 반말을 했다.
“민준 씨! 민준 씨는 사랑을 믿어요?”
“...??”
“어느 책에서 읽은 건데,
사랑은 기질과 필요가 계기를 만나
자기 암시 혹은 최면에 의해
변형 발전되고
최면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소멸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
내게 사랑은 그런 거야!”
지수는 그녀 답지 않게 모든 걸
체념이라도 한 듯 중얼거렸는데,
그런 지수를 바라보는데,
순간 민준은 반 병쯤 마신 산밍 겔
맥주에 그만 취하기도 전에 체기가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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