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아들딸에게 전하는 말

국도로 다녀온 여행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2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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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로 다녀온 여행

 

지난여름 맘에 맞는 친구들 몇 명과 강원도

평창엘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강남과 분당에 사는 아줌마들 5명이 양재동

하나로 클럽에 모여서

차 한 대에 몸을 싣고 평창으로 출발을

하기로 한 것이지요.

출발을 하려고 하다가 문득 생각을 해보니,

시간에 쫒기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바람 쐬러

이곳저곳구경을 가려고 나선 것인데도

우리는 무심코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고속도로 타기 쉬운 장소에서 모이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때, 우리 중 누군가가 제안을 했습니다.

“ 야! 우리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고

이번에는 국도로 가보는 게 어때?”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우리는 국도를 통해서

평창엘 가기로 결정하고 출발하였습니다.

 

속도도 느리고 길도 좋진 않지만,

아줌마들의 수다에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우리는 어느덧 원주에 도착을 했고,

그곳에서 맛있게 점심으로 우렁 쌈밥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계산을 하는데, 계산대 앞에

웬 복숭아 박스들이 보였습니다.

“사장님~ 이 복숭아 뭐예요?”

“아~ 이거 서빙하는 우리 아줌마네

과수원에서 딴 복숭아인데요 손님들이

좋아들 하셔서 파는 겁니다 “

하시면서 맛을 보시라면서 몇 개를

우리 일행에게  잘라 주셨습니다.

우리는 집에 있는 식구들에게 복숭아 맛을

보여줄 생각으로 몇 박스를 사서 차에

실었습니다.

조금 더 평창 쪽으로 차를 돌리니,

여기저기 원조라는 간판이 걸린 빵집들이

즐비한 안흥이라는 곳이 우리들의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 안흥 찐빵이 여기를 말하는 거구나~~!!”

하면서 신기해했습니다.

그리고는 안흥에 대해서 기초 상식이 없는

우리는 가장 손님이 많은 곳을 찾아가서

몇 박스의 찐빵을 사서 차에 싣고,

한 박스는 풀어서 서로 나누어 먹었습니다.

따끈한 찐빵이 어렸을 적 엄마가 가마솥에

물을 붓고베 보자기에 올려놓고 쪄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습니다.

그 뒤에도 우리는 평창의 금당산 계곡과,

가을동화 펜션 등을

구경하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맛있는 먹거리에 집착하는

아줌마들의 여행이 그렇듯이 마무리는 송어회로

깔끔하게 먹거리에 대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는 바람에 돌아오는 길은

어쩔 수 없이 고속도로를 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 아주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부모의 생각대로

고속도로처럼 잘 달려주는 자식도 있지만

속도감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서,..

또는 국도 도로변에 피어있는 들꽃 등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국도를 선호하는 자식도 있을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출발점과 목적지에 대한 기억뿐, 

수많은 추억과 사연은 없습니다.

내 자식에게 탄탄하고 빠른 고속도로를 부모가

아무리 권해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살짝

옆길로 새서 들판의 꽃들도 보고,

길가 감나무에 매달린 노란 감도 바라보는 등

딴청을 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자식의 호기심을 이해 못 하고 너무

몰아붙이진 않았는지 반성해봅니다.

 

10년이나 20년 전에 비해 요즘은 참 다양한

직업군이 생겨나고 또 상상도 못 할 직업군들이

환영받고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세상에서는 어떤 사람이 필요할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다양화된 세상에서는 획일화된 능력자

머리 좋은 사람보다 창의적인 사람들이

돋보일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그러므로 전력 질주하여 고속도로를 통해 목적지로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록 목적지에 늦게 도착할지라도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국도로 가는

여행도 의미 있을 듯합니다

지금 타인과의 경쟁에서 밀렸다고,..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을 살찌울 

국도로의 여행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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