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53)아주 특별한 사랑(바)

기억창고 주인장 2022. 3. 3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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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희수와 철진의 대화)

"언니! 뭐야! 아마추어 같이,.."
철진이 출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희수가

허겁지겁 출근도 하지 않고
지수네 집으로 달려왔다.
"어젯밤에 그 애랑 같이 있었니?"
신경 쓰기 싫다는 듯 방으로 들어가는 지수를

따라가면서 어이없다는 듯이
희수가 지수를 따라 들어와서 지수를 한심
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아! 정말,.. 나 빙빙 돌리는 거 못하는 거 알지?
그래,.. 밤새 그 자식이랑 뭐 했니?"
"속물,.."
"그래,.. 나 속물 맞아,.. 그러니 밤새

그 자식이랑 뭐 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말해봐!"
어쩌면 희수보다는 철진이 더 궁금한
문제 일지도 모른다,
희수는 늘 철진이 지수에게 궁금한걸,
또 철진에게 지수가 궁금한걸
희수가 먼저 묻고 대답을 받아내는 이상한
재주가 있었다.


"그 애랑 잔 거 빼고는 다했어,.. 알았니?
그리고 그 애한테 몸이랑 돈 빼고는
다 주었어 됐니?"
희수는 끼고 있던 팔짱을 풀어서 박수를
세 번 치더니 지수에게 물었다,.
"훌륭하다 울 언니,... 그래서?
이제 어떡할 건데?"
희수는 불행 중 다행이란 것인지,..

다행 중 불행인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지수의 진로에 대한 지수 본인 생각을 물었다.
"내가 그 애랑 자지 않은 건 니 형부를
배려해서도 아니고 형부에 대한 양심 이런 거
때문은 더더욱 아니야! 순전히 그 애를
위해서 애써 참은 거야!"
"언니... 정신 차려,.. 사랑? 그거 사랑 아니야!

잘 생각해 봐,.. 언니 전에 보다 요즘 부쩍
형부 행동에 대해서 민감한 거 알아?"

맞는 말이다 희수는 언제나 지수의 생각이나
느낌을 지수보다 더 잘 파악하여,
지수를 놀레키곤한다.
이상하게도 지수는 자신의 마음이 민준을
보면서 설레고, 민준에게 향하면서
철진의 여자라고 밝힌 그 여자의 전화가
거슬리고 신경이 쓰였다.
전부터 이미 남편 철진에게 여자가 있다는 것을
몰랐던 바도 아닌데 말이다.
뿐만 아니라 민준이 자신에게 웃어 줄 때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철진과의 젊은 날의 일들이
오버랩되곤 해서
그녀 스스로 당황하곤 했었다.


체제 희수를 만나기 위해 간 한정식집은
양재 꽃시장을 지나 분당 내곡 간 도로를 타기
바로 전 예전에 예비군 훈련을 받기 위해 갔던
기억이 있는 동네로,
예비군 훈련장 입구 쪽에서 왼쪽 길로 접어들어
구불구불한 산속 길을
몇백 미터 지난 후에 이렇게 깊은 산속에
이런 한정식집이 있을까?
도대체 누가 어떻게 알고 찾아올까 의문이 생길

정도로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더구나 서울 도심에서 약간 밖에는 벗어나질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강원도 깊은 산골에
온 느낌이 드는 지역으로 올 때마다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그런 곳이었다.

이미 희수가 예약한 한적한 룸으로 종업원이
철진을 안내했는데,
희수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철진은 룸에서 혼자 잠깐
상념에 잠겨있었다.


신혼초 정우 때문에 애달퍼하는 지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수 곁으로 갈 때마다 짐승을
바라보는 듯한 지수의 표정에
철진은 심한 좌절감을 느꼈고,
또한 정우가 그리된 것을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외롭고
쓸쓸함 때문에 철 진역 시도 많이 외로웠었다
하지만 외로움을 지수와 대화로 풀으려고
시도했어야 했었다,
하지만 왠지 지수는 철진에게 처음부터
철진이 지수를 많이 좋아한 만큼,
어렵고 부인이라고 하기에는 그다지
편안한 사람이 아니었다.
변명 같지만 그런 이유로 외로움을 참을 길
없어 퇴근 후 찾아간 술집에서
여자를 만났고, 잠시지만 그녀를 통해 외로움을
달랜 것도 사실이었다.

처음엔 지수와 정우에게 미안한 마음에
자책을 하기도 하여.
첫 번째 그 여자와는 단 한 번으로 끝나고
말았었다
하지만 처음이 어렵지 배짱도 늘어간다고,
두 번은 오히려 쉬웠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름 룰은 있어서 사적인 관계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는데,
진희 동생이 심장병으로 고생을 한다는 말에
도움을 주게 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그런 도움으로 인해 진희 역시 철진에게 의지가
되었는지, 깊은 정을 느끼게 되었고,
진희는 철진에게 지수와 이혼을 하고
자신과 결혼하자고 졸라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비로소 진희를 통해 지수와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철진은 자신이 얼마나 지수를 사랑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면,
비겁하고 무책임하게 들리겠지만 숨길수
없는 진실이었다.,


"형부! 제가 늦었지요?"
처제인 희수는 늘 명랑하고 당당한 모습이
주위 사람들까지도 기분 좋게 만들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주위 사람들을 주눅
들게 하는 면도 없지 않았다.

"형부! 그저 형부를 대신해서 다른 누군가가
언니의 굳게 닫힌 문을 열은 거라고 생각하세요.
문을 연 사람이 형부였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문이 평생 열리지 않은 것보다는
나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안 되겠어요?
문이 열리지 않으면 아무도 들어갈 수 없어요,..

누구를 통해서라도 문이 열려야 도둑이 들어가건
주인이 들어가건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가끔 처제 희수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설명할 때 '참! 설 들녘이 있다!'하고
감탄할 때가 있었다.
그런 희수의 언변에 설득당할 것 같은 위기의식
때문에, 철진은 짐짓 더욱더 단호한 태도로
희수에게 반문을 했다.
"그럼 처제는 나보고 언니를 이해하고

용서하라는 건가?"
"형부! 언니 잘 아시잖아요?

언니가 제대로 사고나 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언니는 그저 어린놈이 언니를 흔들었고,

그 녀석이 여자라면 누가 봐도 좋아할 만큼
매력적이다 보니
그저 언니도 살짝 흔들렸을 뿐이에요."
희수의 열변에 딱히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
않은 철진이 묵묵히 희수의 말을 듣고 있을 때,
그런 철진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희수가
대화의 마침표를 찍었다.
"형부도,.. 아무도 쳐다봐 주지 않는 여자랑
사는 것보다는 아직 매력이 있어서
젊고 근사한 남자가 욕심내는 그런 사람이랑
사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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