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51)아주 특별한 사랑(라)

기억창고 주인장 2022. 3. 2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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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Time in a buttle)

정환의 연락을 받은 지수는 간단한
청바지에
셔츠를 걸치고는 핸드백을
들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지수의 기분과 상관없이 분당 내곡 간
도로가
나무들은 푸르다 못해 검붉은 모습들이 시원하게 지수의 시야에
들어왔다.

창가로 불어오는 바람이 지수의 머리를 때리고,
그 머리카락이 지수의 볼을
간지럽힐 때쯤, 문득 지수는 민준이
생각나
전화를 걸었다.
"나야,.. 집이지? 10분쯤 후에 나와"
지수는 민준의 대답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었다.

분당 내곡 간 도로를 타고 20분 정도를
달린 후
도착한 민준의 주상복합
아파트는,
경비가 지나칠 정도로 삼엄해 보였다.
순간적인 생각으로도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그리 좋은 생각으로
보이지 않는 다고 생각한

지수는 민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와! 입구 쪽 큰길에 있어!"
"왜 그러세요? 저한테 관심도 없으시면서,.."
지수가 간결하고도 단호하게 말을 하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은 뒤 20여분이 흘렀을 때,
가자회견을 하려고 옷을 갈아입었는지,
은회색 슈트 속에 흰색 노타이셔츠를
입은 채로
민준이 두리번거리면서
입구 쪽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민준이 지수의 차를 발견하고 주위를
살핀 후
지수 옆에 올라타자,
지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출발을 했다.
한동안 민준과 지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지수는 그저 운전면허에
응시하는 사람처럼

운전에만 열중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말겠지,...
세상 사람들 생각보다 남일에 관심 별로 없어,..
조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릴 거야!"

민준이 잠적한 후 연일 인터넷에 민준과 지수에
대한 이야기가 가십거리로 시끄러워도,
희수가 열 받아서 지수를 위로하려고
전화를
했을 때에도,
지수는 속은 상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민준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정환이 지수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에도
전혀 관심 없는 척,
자신을 잘 포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수와의 소문을 잠재우려고
민준이
신수지랑 결혼 발표를 하려
한다고,
누나밖에는 말릴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정환의 다급한 전화에는 이성적이기로는둘째가라면 서러울
지수도 자제력을 잃어버리고

민준에게로 뛰어가고 만 것이다.


민준의 집을 출발하여 판교 톨게이트를 지나서 달린 지 40분이 지났지만,
지수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지수의 눈치를 살피던 민준이 차 안에 있는
시디플레이어를 켜자,
데이비 코즈의 색소폰 연주곡이 흘러나왔다.
"야! 이거 데이브 코즈죠?"
민준이 궁색한 분위기를 만회하려는 듯 아는척하자,

지수가 오른손으로 시디 플레이어를 꺼버렸다.
"아앙~음악 듣고 싶은데,.."
민준이 지지 않으려는 듯 다시 켜자,
지수가 오른손으로 다시 끄려고 손을 가져가자,
민준이 두 손으로 지수의 손을 덥석 잡았다.
" 놔,.."
지수가 단호하게 소리쳤다.

"진작 누나가 나 좀 봐주면 안 그러잖아요,.."
민준의 말에 지수는 더 이상 대꾸를 하지 않고
또 30분이 지났을 즈음,
지수와 민준을 태운 차는 서해안 고속도로
당진 톨게이트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어디 가는 거예요? 뭐,..
나야 누나랑 같이 라면 어디든 좋지만"
민준은 지수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두 사람이
같이 어딘가로 떠나왔다는
흥분으로 설레고 있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게 톨게이트를 빠져나와서 낚시가게들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 30분갸량을 달리던
지수가 (해 뜨고 해지는 마을)이라고
쓰여있는 곳을 지나 한적한 해안가에
차를 세웠다.


차를 세운 지수가 문을 열고 나가더니 바닷가가
보이는 곳에 서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아~~~~~~~~~~~~~~`
바보야~~~~~~~~~~~~~~~
바보야~~~~~~~~~~~~~~~"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민준이 지수에게 성큼
다가가더니 서있는 지수를 뒤에서 끓어 안고
속삭였다.
"저 불렀어요?"
빙그레 웃고 있는 민준을 되돌아보면서

지수가 발로 민준을 마구 차면서 소리쳤다.
"어이구~바보! 바보! 바보!,.. 도대체 언제 철들래,.."
"잘못했어요,..
누나가 날 안 봐주니까 그러죠,.. 죄송해요."
지수가 발로 차고 손으로 민준의 어깨와 가슴을

때리자 민준이 아프다고 꾀병을 하면서
지수의 손과 발을 저지했다.,

"여기가 어딘지 아니?"
"모르겠는데요,.. 어디예요?"
한참 동안 바위에 앉아있던 지수가
민준에게
말을 건네자
민준이 짧게 대답했다,
"여기서는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것을 다
볼 수 있다,..

사람들은 해 뜨는 것을 보려면 동해로
가야 하고
해지는 것을 보려면 서해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잖아?"
"맞아,.. 해 뜨는 걸 보려면 동해 로들 가죠?"
"사랑도 마찬가지야,..
이 세상에는 일반적인

사랑만 있는 건 아니야,..
서해에서 해 뜨는 것을 볼 수있듯이,..
또 한곳에서 해뜨고 지는 것을 볼수
있기도 해,..

마찬가지로 세상에는 여러 형태의
사랑이
존재하는 거야,.."
" 누나,..."
불안해하는 민준에게 지수가 계속 말을 이었다.

"난 사랑의 결말이 결혼이나 같이 사는 거라고
생각 안 해,..
신데렐라 이야기를 읽으면 늘 고생을 하던
신데렐라가 왕자님을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았데요,..
가 끝이라고 생각할 만큼 난 어리지 않아!"


그랬다. 지수는 이미 신데렐라가 왕자와의
결혼을 지속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해야 하고, 그들의 앞날에 얼마나
많은 유혹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더구나 그런 유혹과 시련을 견디면서 왕자가
신데렐라를 사랑하는지?
또 신데렐라는 왕자를 사랑하는 게 맞는지
되묻고 또 되묻고 해야 하며,.
어느 순간 그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기억조차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민준아! 너 짐 크로스가 부른
Time in a buttle이라는 팝송 아니?
너와의 사랑에 대한 추억은 내게는 그래,..
병 속에 소중히 담아 두었다가 내 삶이
고단하거나 고통스러울 때,
아무도 보여주지 않고 나 혼자 꺼내어
보고 싶은 그런 거야,."
"하지만 언제 누나가 꺼내 줄지 모르면서

어두운 병 속에 갇혀 있어야 하잖아요,.."
민준은 지수가 자신을 달래고 설득하려고 입에

사탕발림을 하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넌,... 나하고 뭘 제일 하고 싶니?"
그런 민준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지수가 민준을

달래듯 조용히 응시하면서 물었다.
"누나,.. 난요,.. 궁금해요,.. 잠든 모습은 어떤지.
잘 때는 잠꼬대를 하는지,.
잘 때도 누나는 우아한지,..
그리고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는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누나의 화장기 없는 얼굴은 어떤지
그것도 궁금헤요,.."
민준의 말을 듣던 지수가 바위에서 일어나더니
바지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차를 타고 펜션 몇개가 있는 동네로 내려온 지수가
제법 몇동이 지어져 있는 팬션 앞에 차를 세우더니
"넌 여기서 기다려,."
"???"
"자는 모습 보고 싶다면서,.."
문을 열고 나가면서 지수가 민준을 쳐다보지도

않고 중얼거리더니
성큼 안으로 들어갔다가 이십여분이 지난 후
차로 되돌아와서 민준에게 룸키를 주면서
지수가 민준에게 말했다.
"먼저 들어 가 있어,
난 맥주 좀 사 가지고 들어갈게


펜션은 여관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크고 쾌적했으며,
방안에 화장실이 있고, 베란다에 의자 두 개와
파라솔이 있었다,
바닷가가 보이는 창문을 열고 민준은 두 팔을
벌려서 쾌쾌한 갯내음을 만끽했다,.
밖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바닷가에서 있을때
짠 바닷바람을 많이 쐬어서 그런지,
온몸이 끈적하고 몸에서 갯네가 나는 것 같아
민준은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민준이 샤워를 마칠 때까지도 지수는 어디를
갔는지 롬으로 돌아오질 않고 있었다.
순간 민준은 지수 누나가 사라졌나?
싶은 생각에 지수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핸드폰을 켰다.
핸드폰에는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가 들어오고
부재중 전화의 대부분은 정환에게서
온 전화였다.
민준이 지수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지수의 전화기는 꺼져있다는 대답만 있을
뿐이었다.

펜션에서 차로 20여분을 시내 쪽으로 가니
작은 시내가 나왔고,
반갑게도 간단한 티 종류를 파는 곳이 보여서
지수는 민준이 입을 티셔츠와
운동복 바지를 사거 자고 숙소로 돌아오니,
민준이 침대 끝에 몸을 걸친 채로 잠이 들어
있었다.
욕실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나온
지수는 곤히 잠들어 있는 민준 옆에 앉아서
민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이쁘다,.."
잠든 민준을 내려다보던 지수가 민준의 얼굴을

가린 머리를 자신의 손으로 쓸어 주면서
숨을 토해내듯 중얼거렸다.

민준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지수가 고개를
한번 흔들고는 번쩍 정신이 들었는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려 할 때,
잠들었는 줄 알았던 민준이 지수의 손목을
확 잡아 끄는 바람에 지수의 상체가 휘청하면서
민준이 누워있는 침대 옆으로 쓰러졌다.
"누나가 날 유혹한 거예요"
누운 지수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은
민준은 엄지 손가락으로 지수의 이마와
눈썹과 눈을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의 손끝으로 지수의 얼굴 곧 곧을
메모리 하기라도 하듯이,... 지수의 얼굴을 쓰다듬던
민준은 검지 손가락으로 지수의 콧등을 만진는가
싶더니 양 엄지 손가락으로 지수의 입술을
쓰다듬다가 갑자기
"누나 얼굴이 이렇게 생겼구나,..."
하더니 민준의 입술이 지수의 입술로 다가왔다,

민준의 얼굴이 지수에게 다가온다고 느낀 순간
지수는 두 눈을 순간 감아 버렸다.
미끄덩하더니 지수의 입술을 헤집고 민준의
혀가 들어와서는 신음 소리와 함께 지수의 곧
곧을 헤집고 다녔다.
마치 민준의 혀는 언젠가 소화가 안돼서 찾았던
내과의 내시경 카메라처럼
지수 입속 곧 곧을 찾아다니면서 지수 속을
메모리 하고 있었다.
민준의 두 손이 지수의 목을 타고 흘러 내러
가더니 지수의 웃옷을 벗기려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가늘게 신음 소리를 내던 지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후회하는 거예요?"
지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 것과 거의
동시에 민준의 손이 멈추더니,
지수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민준이 물었다.
"네가 후회할까 봐 걱정이 돼"
"난 후회 안 해요!"
"할 거야,.. 후회,.. 분명히 하게 될 거야,..

왜냐하면, 너랑 하룻밤을 지내건 안 지내건,
너랑은 오늘이 마지막 이거든,.."
지수의 말에 민준이 벌떡 일어나더니 소리쳤다.
"왜요? 왜? 나랑은 안 되는 건데요?
정우 아버님 아직도 사랑하세요?"


"민준아~앉아봐~"
지수가 민준의 손을 잡고 침대에 앉히면서
말을 이었다.
"내가 망설이는 게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남편 때문에? 아니면 나 때문에?
아니야,.... 난 네가 나이 먹은 아줌마나 후리는

그런 남자로 기억되는 거 싫어!.
이렇게 마음도 얼굴도 이쁜 네가 사람들에게
비난받는 거 싫어,.."
지수는 울고 있었다.

"미안해, 너보다 너무 일찍 태어나서 미안하고,..
네 눈에 띄어서 미안하고,
너를 너무 좋아해서 미안해,.."
지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민준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욕실로 들어갔다.

민준이 욕실로 들어간 사이 지수가 티슈를
꺼내어 눈물을 닦고 있을 때,
민준이 세숫대야에 물을 담아가지고
지수에게로 다가왔다.
"꼭 한번 누나의 발을 씻겨 주고 싶었어요,.."
민준이 세숫대야에 지수의 발을 담그더니

지수의 발 곧 곧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민준의 다정한 손길 속에 지수를 향한
마음이 전해왔다.
"아직도 흉터가 선명하네요,..
이제 다시는 어느 누구도 누나 발에 상처를
내지 못하게 해 줘요,."
"그래,.. 알았어,. 어느 누구도 내발에 더 이상

상처를 낼 수 없을 거야!"
. 지수의 발을 씻어주면서 마사지하듯 주물러

주던 민준이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주더니,
자신의 두 손으로 지수의 발을 감싸서 들고
바라보다가 지수 발의 상처 부위에 입술을 대고는
한참을 있었다.
순간 지수는 발끝을 타고 찌릿한 전류가
귀 끝까지 전해 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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