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48)아주 특별한 사랑(가)

기억창고 주인장 2022. 3. 1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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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둘이 떠난 여행


지수의 친구 미애는 고등학교 때
가족들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왔다.
이민을 와서 칼리지를 졸업하고
지금은
캐나다의 은행에 근무하는데,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은행을
쉰다고 지수에게
금요일에 맞추어
놀러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갑자기 잡힌 여행이라 항공권
구입을 하는데

애를 먹던 지수와 철진은 겨우 싱가포르항공의
티켓 두장을 구할 수 있었는데,
막상 공항에서 티켓팅을 하는데,
너무 한산해서 은근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비행기에 올라타니 한국
사람은
지수와 철진 외에 한두 명
밖에는 없고,
모두 인도등 동남아 사람들이었다.
알고 보니 지수와 철진이 타고 갈
항공기는
인도를 출발하여 인천
공항을 경유하여
캐나다 뱅쿠버에
도착하는 비행기였는데,

기내에는 덩치가 크고 머리에 터번을
인도 남자들로 가득 차 있었고,
항공기에 탑승하자 기내에는 카레 냄새
비슷한 독특한 냄새가 지수의 신경을 거슬리기 시작했다.
지수와 철진은 별대화도 없이 좌석 앞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 영화를 보다가 지수는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안개가 자욱한 숲 속을 비틀거리면서
민준이 걸어가고,
지수가 걱정 스런 눈빛으로 비틀거리는
민준을 천천히 쫓아가고 있었다.
한참을 걸어가던 민준이 커다란 연못을
바라보고 서있나 싶더니,
똑바로 선 자세로 연못으로 뛰어들었다.
깜짝 놀란 지수가
'민준아~ '하고 애타게 불렀지만,
민준은 대답도 하지 않고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냥 물속에 둥둥 떠있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려도 구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자,
지수는 연못으로 뛰어 들어서 민준을
구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지수는 꿈을 꾸는 와중에도 연못 속의
물이 눈에 들어가서 눈이 따끔 한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신경이 씌어 눈을
뜨면서 잠에서 깨어났더니,
여기저기 사람들이 가방에서 이른바
호랑이 고약이라고 불리는 싸아~한
냄새가 나는 연고를 꺼내서 자신들의
몸 군데군데에 바르고 있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10시간 넘게
지나서 도착한 캐나다의 밴쿠버 공항은
우리나라 80년대 고속버스 터미널 규모에
지나지 않았다.
지수와 철진이 공항에 내리자,
동양인의 얼굴을 한 어린 학생들이 공항에
진을 치고 있었는데,
그 이유가 오늘 대만의 아이돌 스타가
밴쿠버에 오기 때문이라고 미애 남편이
설명을 해 주었다.
몇 년 만에 만나는 미애 남편은 살이
좀 쪄있었는데,
미애 남편 원호는 미애보다 몇 년 더
일찍 캐나다로 이민을 온 캐나다 초장기
이민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정우보다 다섯 살 어린 아들 매튜를
아주 엄격하게 우리나라 70년대 후반
스타일로 기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들 부부는 이민 왔을 당시의 한국인
성정에 그대로 멈춰있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밴쿠버 근처 한국 식당에서 식사를 한 일행은
원호 씨의 안내로 인근 스텐리 파크를
돌아서 차로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어느 곳인가 좀 잘 사는 사람들이 산다는
동네를 갔더니,
골프스쿨이 보이고 얼핏 봐도한국 학생들로
보이는 두 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골프채를 들고 레인지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녁에 지수 부부와 미애 부부는 지수네가
가지고 간 팩소주로 그들만의 파티를 열었다.
전부터 원호 씨가 소주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지수는 팩소주를 한 상자나 여기저기
찔러 넣어 준비해 갔었다.
“당신은 철진 씨랑 자요!
난 오랜만에 지수랑 잘 거니까,..
지수야~우리 밤새 밀린 이야기 좀 하자 “
신이 나서 미애가 소리쳤다.

지수와 미애가 안방을 차지하자 두 남자는
웃으면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미애네가 사는 곳은 밴쿠버에서 조금 떨어진
코키틀람이란 곳인데,
그곳은 우리나라로 치면 2층짜리 건물들이
모여있는 주택가이다.
주위에는 제법 이쁜 집들도 많이 있지만
미애네 집은 그냥 무난한 편이었고,
집은 일층과 이층으로 되어있고 차를
두 대정도 댈 수 있는 차고와 그리고 차고
옆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두는 조그만
창고가 있었다.
미애의 남편은 그곳에 각종 도구를 갖추어
두고는 집을 직접 수리하곤 한다고 해서,
미애와 매튜는 원호를 맥가이버 리라고
부르곤 했다.


전에는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최근까지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
홈스테이와 가디언, 또 라이드를 했는데,
최근에 한국 상황이 좋지 않으면서 모두
한국으로
돌아가서 미애네 집도 힘이 들어 보였지만,
“야! 괜찮아~ 그래도 집도 있고,
내가 많지는 않지만 직업도 있고,
그리고 애를 누군가는
라이드 해줘야 하니까,.. 그리고 이곳은
노후 걱정은 없잖아?‘“
하면서 노후가 보장되는 캐나다라서
다행이라고 미애가 씩씩하게 말했다.
"너를 봐도 그렇고, 정말 한국 아줌마들은
몸매 관리를 너무 잘하는 거 아니니?
난 그래서 한국 가기 싫어야,..

그래도 여기서는 뚱뚱하단 소리 안 듣는데,
한국만 가면 인생 포기한 여자로 보인단
말이야! “
하면서 미애 특유의 투정 어린 말투로
웃으면서 말했다.
미애와 지수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반갑기도 하고 더구나 지수가 시차적 응이
안되기도 하는 바람에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면서 수다를
떨다가 내일은 빅토리아 섬 구경을
가기로 약속을 하면서
겨우 새벽녘에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네 사람은 아침 일찍 미애가
차려준 100% 한국식 아침을 먹고는
미애 남편의 차를 타고
미애네 집을 출발하여 30분 정도 달린 후
여기저기 통나무집을 만드는 곳이 즐비한
동네에 도착했다.
동네 이름을 자세히 기억할 수 없지만
그곳에서 지수 일행은 차와 함께 배에
올라탔다.
일행은 배를 타고 빅토리아 섬에 도착하여
미애 남편의 차를 타고 달리면서
바라본 빅토리아 섬은 정년퇴직한 사람들이
경치 좋은 곳에 집을 짓고 살기에 안성맞춤인
듯 보였다.
그런 지수의 생각을 대변이라도 하듯이
밴쿠버 시내에서도 자주 보지 못한
고급 승용차 페라리가 곳곳에 보였다.


미애 남편의 차로 몇십 분을 달리니
부차드 가든이란 곳이 나타났다.
이곳은 전에 탄광이었다고 하는데,
폐광을 부차드 부부가 꽃을 심고 나무를
심어서 오랜 시간 가꾸었다고 한다
탄광이었다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곳곳에 석탄을 나르던 리어카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부차드 가든 곳곳을 돌면서 든 느낌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지수는 이곳을 다녀온 뒤 세월이 한참 지난
후에도 사람들에게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 부차드 가든인 것 같다고
말하곤 했다.
부차드 가든은 어느 한 곳을 보면서
"어머나!
세상에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면서 다음 정원으로
이동을 하면 그곳에서는 좀 전에 본
정원보다 더욱더 아름다운 정원이 기다리고
있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하다가 지수를
속상하게 만든 것이 있었는데,
호수가 보이는 가장 아름다운 곳에
저패니스 가든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것에
때 아닌 애국심이 발동한 지수가 순간
화가 나려고 하기도 했었다.
공원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동안에도
지수와 철진이 데면데면한데 비해서 미애와
원호는 제법 다정하고 스스럼없는 친구
같은 부부 사이로 보였다.


부차드 가든 입구에 기념품을 팔기도 하는
전에 직원들 사무실로 썼었다는
건물 앞 광장에 분수대 같은 연못이 있었는데,
그곳에 동전을 넣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면서 미애가 우리도 해보자고
신이 나서 말했다.
분수대 접시 같은 곳에 동전을 넣어야 하므로
우리는 열심히 넣으려고 노력을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넣는 것에만 열중을 했지
뭘 빌지에 대해서는 잊은 것 같았다.


부차드 가든에서 나온 지수 일행은
왁스뮤지엄이라고 불리는 박물관을 아주
살짝 둘러본 후,
밴쿠버행 마지막 배에 몸을 실어야 했다,
돌아오는 길에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해야겠다는 미애 남편을 따라서,
밴쿠버 한인타운에 있는 한남슈퍼에 들렸는데,
그 슈퍼에는 한국 슈퍼로 착각이 들만큼
한국에 있는 모든 것이 있는듯했고,
그 건물 이층에는 한국에 있는 각종
학원들의 지점까지 있어서 순간 지수는
자신이 캐나다가 아닌 한국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참! 2층 여행사 가서 로키 가는 팀
언제 있나 알아보고,
너랑 철진 씨랑 여기까지 왔으니
로키여행은 하고 가지 그러니?,.."
하면서 미애가 지수의 손을 잡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여행 때문인지, 부차드 가든에서 들은
부차드 부부에 대한 이야기에
감동을 받아서 인지 지수는 순순히 미애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틀 후 아침에 출발한다는 로키여행에
계약금을 지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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