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44)아주 특별한 사랑(X)

기억창고 주인장 2022. 3. 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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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고백)

 

민준이 지수를 만나고 집에 들어오니
정환이 보통 때와는 다르게 심각한
표정으로
민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 무슨생각으로 이러는 거야?”
“.........”
그냥 귀찮다는 듯 넘어가려는 민준을
정환이
다그치듯 말했다.
“너 지수누나는 안된다,.. 장난치지 마! 알았어?”
“장난? 내가 장난치면?
누나가 받아 주기는 한데?
이렇게 가슴이 아퍼서 숨도 못 쉬겠다는
데도
쳐다봐 주지도 않는데,..“
거실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면서 민준이 말했다.
“ 너! 뭐야? 진짜로 누날 좋아하기라도
한다는 거야?”
“그럼 형은 내가 나보다 10살도 훨씬
더 먹은
사람을 상대로 장난이나 칠 것 같아?”
"미친놈,.."
민준의 말을 들은 정환은 팔다리에 힘이
빠진 듯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한참을 정환과 민준은 아무 말 없이
소파에
앉아있다가,
정환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민준아,..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지?"
"..........................."
"민준이 너,... 그리고 지수 누나,.. 철진 선배,..
그리고 정우,.. 난 다 좋아해,..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제발 정신 차려,.. 그냥 이러다 말 거지?"
"......................"
"대답해,.. 조용히 맘 정리할 거지?"

"정리하고 말고나 있나?
나 혼자 지랄하다 마는 거지...
것도 나이 먹은 아줌마 상대로,.. 미친놈!
나도 이러는 내가 싫어 죽겠다,..."



처음 대하는 민준의 낯선 모습에,
정환은 순간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민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우는 요즘 엄마 지수의 컨디션이 유난히
엉망인 듯싶어서,친구들이 술 마시러
가자는
걸 뿌리치고 일찍 집으로
들어왔다.

최근 들어 아빠가 비교적 귀가시간이
빨라진 것
같은데도, 좀처럼 아빠와 엄마 사이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웬만해서는 아빠에게 시니컬하다
싶을 정도로 화조차 안내는 엄마가
다른 때에 비해 아빠에게 자주 화를
내는 것
처럼 보였다.


"너 요즘 친구들이 안 놀아 주니?"
일찍 귀가한 정우에게 거실에 앉아서
책을
보던 지수가 의아한 듯 물었다.
“우리 지수 씨가 요즘 너무 외로워 보여서,...
내가 놀아주려고 일찍 들어온 건데,..
싫어요? “

“또 까분다,... 빨리 씻고 와서 밥 먹어”
엄마에게 애교를 떠는 정우를 싫지
않은 듯 살짝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

"왜? 할 말있니? 할말 있으면 와서 앉아!"
저녁식사 후에도 지수 곁을 어슬렁
거리면서 눈치를

살피는 정우를 쳐다보면서 지수가 한마디 던지자,
정우가 기다렸다는 듯이 지수 곁에
찰싹 붙어 앉아서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을 때,
볼륨을 낮춰 켜놓은 TV 심야 토크쇼에
민준과 또 다른 탤런트와 가수가 출연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어! 민준이 형 나온다,.. 저 형 본지도 오래됐다”
정우의 말에 지수도 티브에 눈길이 갔다.



사회자가 각자 출연진에게 물었다.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말하자면 이상형요?”
다른 두 출연자가 외모보다는 마음씨가
착한 여자가 좋다
또 다른 출연자는 똑똑한 여자도 좋지만,
현명한 여자가 좋다는 등의 지극히 식상한
대사를 읊고 있을 때
“전요,.. 발이 이쁜 여자가 좋아요,..
왠지 발이 이쁘면 품위 있어 보이더라고요”
민준의 말에 모든 출연자들이 웃었다.
“다리도 아니고 가슴도 아니고 발이요?
그건 좀 예왼데요?”
그렇게 말하는 사회자의 말에 민준이 대답했다.
“저도 그 순간 저자신이 변태인가?
싶었거든요,... 근데, 전에 어떤 여자분의 발등을
제가 다치게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근데, 발이 너무 이쁜 거예요,...
그 이쁜 발에서 피가 나는데,..
가슴이 쿵쾅쿵쾅 뛰면서 마구 설레더라고요,.. “
“혹시,.. 피 보고 무서우셔서 가슴이 뛴 건
아니었을까요?”
옆에 있던 패널이 웃으면서 물었다.


TV 속 민준의 말이 거슬려 지수가 자기도
모르게 헛기침을 하자,
티브이를 보던 정우가 갑자기 소리쳤다.
“어~저 형 엄마 이야기하는 거 아냐?”
정우의 말에 평정심을 잃은 지수가
티브이를
얼른 꺼버렸다.
“그냥 할 말 없으니까 재미있으라고
말하는 거야!

쟤는 방송에서 할 말이 그리도 없데니?”
지수는 짐짓 아무 일도 아닌 척 정우의
눈을 피하려 안방으로 들어갔다.
티브이와 지수를 번갈아 바라보던 정우가
고개를 갸웃거릴 그 시각,
티브이를 보던 누군가도 정우처럼 고래를
갸웃거렸다는 사실을 민준도 지수도
모른 채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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