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43)아주 특별한 사랑 (W)

기억창고 주인장 2022. 3. 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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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첫사랑의 결혼 식)

 

그날 이후 민준이 지수에게 계속 전화를 했지만
지수는 단 한 번도 전화를 받지 않았을뿐더러
민준의 문자에도 단한번의 답장조차 없어
민준의 애를 태웠다.
사랑할때에는 많이 사랑한 사람이 약자라는
단순한 진리를 민준은 절실하고도 확실하게
깨달으면서 인정하고 있는 중이었다.

“엄마 요즘 우울모드인데,...
형 전화도 안 받아요? 그럼 색소폰은요?”
궁금한 마음에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정우에게
전화를 걸면 소득 없는 대답만이 들려왔다.
“지난번에 너 네집에 두고 온 내 색소폰
정환 이편에 보냈셨던데,...
그러고는 아무리 레슨 때문에 전화를 해도
안 받으시네!”
민준의 말에 정우는 엄마한테 형 까였나 보라면서,
민준이 형이 궁금해한다고 전해 주겠다는
말만을 남기고는 전화를 끝었다,.
그 뒤, 정우와 통화 이후에도 지수는 민준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번 주 토요일 주정휘 선배 결혼식인데,
갈 거지?”
정환이 이동 중에 민준에게 묻자 순간 민준은
누구의 결혼식이냐 보다는
그곳에 지수가 올 것이라는 생각에 순간 흥분이
되면서 지수를 만날 생각에
설레기까지 했다,.

결혼식은 역삼동에 있는 호텔에서 금요일 저녁
7시에 있었다.
요즘은 결혼식을 금요일 저녁시간에 많이 하는데,
그 이유는 토요일이 휴일인 직장이 많아서
토요일 1시쯤은 민폐가 된다 하여
금요일 저녁시간에 식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정환과 민준이 예식장에 도착하자 이미 여러 명의
연예인들과 방송 관계자들이 도착해 있었고,
민준은 포토타임이 설치돼있는 곳에 잠시 서서
사진기자들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는 식 장안으로
들어가서 두리번두리번지수를 눈으로 찾기
시작했다.

넓고 컴컴한 호텔 안으로 들어선 민준 계속
두리번거리자,
"지수 누나 찾냐?,. 너 너무 티 나는 거 알지?"
하면서 두리번거리는 민준의 귀에 대고 정환이
구박을 하듯 속삭였다.
한심한 듯 쳐다보는 정환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에 앉고 나서도 민준의 눈은
결혼식에는 관심 없고 계속 지수를 찾고 있었다.

지수는 민준 앉아있는 왼쪽 대각선으로 뒤쪽
싸이드에 고등학교 동기들로 보이는
남녀 몇 명과 함께 앉아있었다.
결혼식이 진행되는 중에도 민준이 내내 지수를
쳐다보았지만,
친구들과 담소를 즐기면서 지수는 단 한 번도
민준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결혼식은 진행되는 내내 대형 화면에
진행상황을 비춰주었고,
유명한 테너 가수와 연예인들 결혼식에 자주
축가를 부른 다는 남성 듀엣이 나와서 축가를 불렀다.
예식이 끝나자 신랑 신부가 손님들 테이블을
다니며 인사를 하고 조금 지나니,
지수가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려는
모습이 보였다.
“정환이 형~ 나 혼자 갈 테니 차 가지고 형 혼자 가~”
황당한 정환을 두고 민준은 황급히 지수를 뒤따라갔다.

민준은 많은 사람들 틈에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지수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따라가다가 지수가 차키로 문을 열자 조수석
옆에 재빠르게 올라탔다.
“너 뭐야? 내려!"
"오랜만이에요.. 보고 싶었어요 “
놀란 지수에게 민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난 안 보고 싶었어,.. 내려”
“거짓말,.. 거짓말인 거 다 알아요,..”
“안 보고 싶었어 전혀 안보고 싶었다고,..
왠지 알아? 보고 싶으면 안 되니까,..”
지수가 화난 듯 소리쳤다.
“잠깐만 이야기해요,.. 사람 많은데,
여기서 계속 이러고 있을 거예요?”
민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지수가 갑자기
차를 몰더니 건물 밖으로 나와서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운전을 했다.


한참을 운전하여 인적이 드문 한강 둔치에
도착한 지수가 입을 열었다.
“난 말이야,.. 초등학교 때 이미 내 인생에 남자는
하나로 끝내자고 나랑 약속한 사람이야.
그 한 사람이랑 잘 안되면 평생 혼자 살겠다고,.. “
”그럼,... 당신 남편도 당신 한 사람만 보고
살겠데요? “
민준이 룸살롱에서 만났던 지수 남편을 떠올리며
소리치듯 물었다.
“남편이 나만 바라보던, 내가 그런 걸 남편이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나는 나하고의 약속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니까,. “
지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그렇게 당신은 자신과의 약속이 중요하고
자신에게 그것이 사랑이라고 암시를 하죠.
그리고는 그게 사랑이라고 믿어버리고,..
도대체 당신은 사랑을 해본 적이 있긴 있는 거야?”
민준이 지수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고
흔들다가 가슴으로 끌어안으려고 하자,
지수가 귀찮다는 듯이 민준을 밀쳐내자,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당신이 뭐라고,.. 나도 이런 내가 화가 난다고,..."
두 사람은 어둠이 내리는 한강 둔치에서 한동안
그렇게 서있었다.


"그래,.. 나도 널 좋아해,.. 당연히 네가 싫지 않아!
싫지 않을뿐더러 황송하지.."
한동안 차 등받침에 몸을 기댄 상태로 눈을

감고 있던 지수가 옆좌석에 앉아있는 민준을
바라보지도 않고 중얼거렸다.
좌석에서 벌떡 일어나는 민준을 손으로
저지하면서 지수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건 아니야,.. 내가 널 좋아해서
네게 뭘 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네 마음이 진심이라고? 나도 믿고 싶어!
아니 믿을게,..
하지만 남녀 간의 사랑이란 감정은 유통기한이
있는 거야,..
그 유통기한은 길어야 3년일 테고,..
아무리 불타는 마음이
진심일지라도 순간의 감정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해,.
그런 순간의 감정에
그동안 내 살아온 삶을 부정하고 순간의 감정과
바꾸기에는 난 이미 너무 나일 먹었고,
나이 먹은 만큼 순진하지는 더더욱 않아!"
"누난, 겁쟁이예요! 뭐가 그리 겁나는 거예요?"
"어이구! 어이구! 어이구!,..

내가 겁쟁이가 아니면 어쩔 건데?
남편이랑 이혼하고 너하고 결혼이라도 할까?"
어이없다는 듯이 지수가 소리치자,
"네,.. 결혼? 못할 거 없어요,..."
"아이고,.. 언제 철들래?..."
한심하다는 듯 지수가 민준을 바라보았다.
"난요,.. 누나가 나 아닌 다른 남자랑 같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요!"


한동안 민준을 어이없고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던 지수가 민준을 달래듯 말했다,
"민준아~이거 사랑 아니야!, 네가 뭣 때문에,
나한테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사랑 아니야,..."
"사랑이 아니라고요? 그럼 뭔데요?
늘,. 누나가 보고 싶고,
누나가 안 보이면 궁금하고,. 이런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누나를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쉴 수가 없는데,..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냐고요?"
"그만해! 네가 왜? 명령이야! 나에 대해서
더 이상 궁금해 하지도 말고,
아무렇지도 않게 숨 쉬라고,.."
하더니 지수가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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