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42)아주 특별한 사랑 (V)

기억창고 주인장 2022. 3. 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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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여자로 돌아가다)

 

"언니가 이 밤중에 웬일이야?"
희수는 늦은 밤 얼핏 봐도 무슨 일이 일어난듯한
지수의 방문에 놀라서 뛰어나왔다.
눈치 빠른 희수 남편은 이층으로 올라가고
희수는 따뜻한 허브차를 타서
지수가 있는 침실로 가지고 들어갔다.


"문지기가 한눈 판 사이 누군가가 들어오려고
문고리를 잡고 흔든다,.."
허브차를 마시고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던

지수가 오랜 침묵을 깨면서
암호 같은 한마디를 던졌다.
"그래? 그래서 언니는 지금 뭐가 문젠데?
한눈파는 문지기 때문에 화가 난 거야?
아니면 언니가 흔들린다는 거야?"
잠깐 놀란 듯하던 희수가 지수의 말을
받아쳤다.
"희수야~ 나 어떡하니? "
불안해 떨면서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듯한
표정으로 지수가 말하자,
희수가 지수를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 언니! 너무 걱정하지 마!
그냥 언니 감정에 맡겨!
문을 열어주려고 애쓰지도 말고,
못 들어오게 문고리를 너무 세게 잡지도 말고,..
그냥 내버려 두면,.. 문을 부수고 도둑이 들어오던,
도둑이 들어오지 못하게 주인이 와서 막던지 하게,.."
그렇게 말하던 희수는 끌어안았던 지수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고는 짐짓 웃음 진 표정으로
지수에게 물었다.
" 근데, 언니! 그놈이 누구야?
이거 축하해야 할 일 아닌가?
20년 가까이 굳게 닫혀서 꿈쩍도 않던

문이 열리게 생겼는데,.."
"......"
"혹시,.. 나도 아는 사람이야? 답답해라..."
희수는 두려움에 떠는 지수의 기분과는
상관없이 혼자 신나서 떠들고 있었다.


다음날 희수는 남 편기 주에게 자신은 좀 늦을
거라고 말하고는 제부 보기 쑥스러워 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지수와 작정을 한 듯 마주 앉았다.
"형부도 아는 거야?"
"뭘? 아니야,."

무슨 말이냐고 놀라서 일어나 앉는 지수에게
희수가 말했다.
"언니 우리 집에서 자고 갈 거라고 하는데도
형부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알았다고 하길래,.."
"아,.. 어제 그 여자가 나한테 전화했었거든,..

전화한 거 아나 보지 뭐,.."
"아니~형부는 아직도 끝내 지를 못하고

그러고 계신데?
요즘 언니가 변하긴 했어?
문지기가 한눈을 팔던 말던 상관을 안 하더니,..
좌우지간에 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라고 본다"
하면서 희수는 형부의 여자관계에 대해서
관심이라도 쓰는 언니가 신기한 듯
지수를 보고 빙그레 웃으면서 상대가 누구냐고
지수를 닦달하기 시작했다.


희수의 닦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주방으로 나오는 지수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희수가 궁금해 미치겠다는
듯이 보채자,..
지수가 포기한 듯 입을 열었다.
"너 비웃을 텐데,. 하긴 나도 내가 창피하다,.."
"아~정말 도대체 누군데,.. 말하라고,..."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왔었잖아,.. 정환이랑 같이,.."
"뭐라고? 그 김민준이라는 애??..

에이~난 또 뭐라고,.. 그거 언니 특기자 너,.."
지수가 티브이를 보면서 남자 연예인을
좋아하던 경력을 아는 희수인지라,
실망한 듯 식탁의자에 앉으면서 지수의
눈치를 살피더니
"그 표정 뭐니? 이번엔 다르다는 거야? 뭐야?..
혹시 그 녀석도 언니가 좋기라도 하데?"
주눅이 들어있는 지수의 눈과 마주치자 희수가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야! 조용히 좀 해라..."
"언니~~ 정신 차려,.. 이건 아니다.,..
근데,.. 참 이상하네,..
언니 주변머리에 무조건 혼자 그 녀석을
좋아할 리도 없고,.. 그놈은 왜 하릴없이
어린놈이 나이 먹은 아줌마를 흔드는 건데?
미친 거 아냐?"
희수가 아무래도 알 수 없다는 듯 흥분을

하면서 민준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자,
"야! 너 함부로 말하지 마! 그런 거 아냐!"
하고 지수가 민준이 역성을 들었다.


"그 앤,.. 잘못 없어! 내가 문제지,.."
"......."
"그 애 앞에 서면 내가 여자가 된 거 같다..."
"그래서? 그 어린애한테 안기고 싶니?

아니면 잠이라도 자고 싶니?"
"......"
"언니~~ 지수 언니 맞아? 야~정말 대박이다,..

우리 언니 진짜 사고 제대로 한번 쳐 주신다~~"
어이없다는 듯 희수는 벌떡 일어나서

왔다 갔다 하더니,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 컵에다가 물을
따르더니 얼음조각 몇 개를
물에 넣어서 순식간에 얼음물 한잔을
벌컥벌컥 마셔 버렸다.


"그래서? 언니,...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건데,..
언니 성격에 제대로 사고를 쳤을 리는 없고,.."
"나도 몰라,.. 내 마음이 그렇다는 거야,,..
정우 낳고,.. 정우가 아프고부터,
거의 20년 동안 난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잊고 산거 같아,
근데, 요즘 난 내가 다시 여자가 된 기분이야!"
"............ 아이고,.. 언니,.. 곡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니야!
그냥 누구한테라도 말을 해야 숨을 쉴 것
같아서 너한테 말하는 거야"
"알았어! 알았어,.. 그럼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여기서 맘 접어!..
근데,.. 그 녀석이 설마 언니한테 뭔가
액션을 취하는 거니?"
"내가 신경 쓰인데,.. 내가 아프면 자기도 아프고,
형부한테,.. 정우한테,..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질투가 난데,.."
"지랄을 한다,.. 그 애,.. 예전에,..
됐다 지금 그 얘기할 때가 아니다"
하고는 희수는 뭔가 하려던 말을 멈추고
지수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순진한 우리 언니 어떡하냐?....
언니 주변머리에 제대로 사고도 못 치면서,
상처만 받게 될 텐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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