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소설가

(37)아주 특별한 사랑(Q)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2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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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랑

(문 앞에서)

 

"정우야! 그럼 나하고 딜을 하자!"
지수와 라운딩을 하고 나서 일주일쯤
지난 어느날 오후,
민준에게 정우가 전화를 걸어서 학교 축제에
요즘 인기있는 걸그룹을 초대하고 싶은데,
민준이 형이 도와주었으면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수와 연기자로, 분야가 다르다 보니
민준은 전혀 정우가 말하는 걸그룹과는
안면이 없는 상태였지만,
문득 아무리 연락을 취해도 민준의 전화를
받지 않는지수와 만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만으로 정우에게 제안을 하게 된 것이다.

"형이 나한테 부탁할 일이라도 있어요?"
하고 급 반색을 하는 정우에게 민준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정우가 원하는
걸그룹 관계자와만나게 해주는 대신 정우는
엄마인 지수를 설득하여,
민준에게 색소폰을 가르쳐 줄 수 있도록
허락을 받는 것이 두 사람의 거래였다.


“아~ 이거 좀 힘든데,..
울 엄마 안 가르쳐 줄라고 할 텐데,..
그리고 형 그거 색소폰 배우시려면
우리 집으로 오셔야 할걸요,...
우리 집에는 방 하나를 아예 방음 장치까지
해 놓았거든요. “
정우는 자기가 불리한 거래라면서 구시렁거렸다.
이유인 즉 색소폰의 소리가 너무 커서
아무데서나 연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지수가 자기네 집 이층 방한 개를 연습실로
방음 장치까지 해놓았다는 것이었다.

"음,.. 요즈음 울 엄마가 워낙에 우울 모드라서
좀 기분 전환이 될 수도 있긴 한데,.. “
정우가 제법 어른스럽게 엄마인 지수의
기분을 생각하면서, 결정을 하였고,
결국 두 사람은 무조건 집으로 쳐들어 가서
지수에게 사정을 해보기로 합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상호의 49제가 끝나자 지수는 아버지가 옆에
안 계시다는 사실이 더욱더 현실로 다가와서
슬픔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처음엔 실감이 안 나서 눈물이 안 나오더니,
사람들이 문상을 오기 시작하니,
“정말 아버지가 돌아가셨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슬퍼지기 시작은 하였지만,
그래도 눈물이 잘 나질 않았었다.
하지만 일가친척들이 모두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혼자 남게 되자,
아버지의 빈자리가 실감 나기 시작해서
지수는 매일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날씨가 흐리면 흐린 대로 우울하고,
날씨가 화창하면 이 화창한 날씨에 아버지가
안 계셔서 우울하곤 했다.


“당신 운동이라도 하지 그래,..
집에만 있으면 힘도 더 없고 우울해지니까
친구들도 만나고 좀 그러지,.. “
남편 철진이 전에 정우로 인해서 우울한
나날을 보냈었던 이력이 있는 지수가 걱정
되는지 출근하면서 걱정스러운 말투로 한마디
던졌다.
지수 본인이 생각해도 요즘 자신은 우울증
초기증세 같았다,
옷도 갈아입기 싫고, 화장도 하기 싫어서인지
외출하기는 더더욱 싫어서 소파에 누워서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놓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 일수였다.

그날도 그렇게 집에서 의욕 없이 음악을 듣고
있을 때 정우한테서 전화가 왔다.
“ 엄마! 저 지금 집에 가요,..
손님이랑 같이 가는데,...
잠옷 바람에 계시면 안돼요!”
민준을 데리고 가면서
엄마가 잠옷바람에 나올까 봐 걱정이 됐는지
정우가 전화로 통보를 해왔다.




갑자기 정우가 민준을 데리고 들어오자
지수는 계속 정우에게 눈을 흘겼다.
“아~잉 지수 씨~~ 나 좀 살려 주세요!”
정우는 계속 지수를 쫄쫄 따라다니면서
애교를 떨었지만 지수는 정우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 민준 씨! 내가 잘 가르치는 선생님
소개해줄게요...
난 민준 씨 가르쳐 줄 만한 실력이 못된다고! “
민준에게 차를 가져다준 다음 과일을
깎으면서 말했다.
지수의 냉담한 반응에도 굴하지 않고 지수의
어깨를 주무르던 정우가
민준에게 눈짓을 하면서 신호를 보내자,
“에이~ 누나 제가 어딜 가서 배우겠어요?
저 낯가림 심한 거 아시잖아요?
누나 저 좀 살려 주세요!”
하고 민준이 지수에게 사정을 하는 등,
정우와 민준은 제법 죽이 잘 맞아 보였다.

결국 정우와 민준의 협공작전으로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 번 정도기간은 딱 한 두 달뿐
그 이상은 안된다고 지수가 못을 받으면서
허락했다.
정우와 민준이 강력히 원해서 이기도 했지만,
지수 역시 민준을 만나는 일이 싫지 않았다는
것을 부인 못할 것이다.
다만 그녀의 성향으로 보아 민준이 자신에게
호의 적이라는 사실이 싫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민준이와의 만남으로 인한
약간의 설렘이지금처럼 우울한 자신의
인생에 생동감을 줄 뿐, 더 이상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의 감정 컨트롤에 자신이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아~ 자넨가? 색소폰은 잘될 것 같은가?”
“처음인데요, 뭘 아나요?”
“그거 만만치 않던데,..
난 하다가 포기했다네,.. 잘해보게”
민준이 지수에게 첫째 날인가 색소폰을 배우고
돌아가려고 밖으로 나오는데,
차에서 내리는 지수의 남편과 부딪쳤을 때
지수 남편 철진이 민준에게 말을 걸었다.
집으로 걸어 들어가는 철진을 바라보다가
민준은 자기도 모르게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말려서, 집안으로 들어가는 철진의 모습을
한동안 제자리에 서서 바라보고 있어야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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