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지기가 만난 사람들

(7) 청계산 미녀를 아시나요?

기억창고 주인장 2022. 1. 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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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글을 올렸어야 했는데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성묘 다녀와서 카페일 보고 있는데 사돈 어르신께서
돌아가셔서 저녁에는 당진엘 다녀오느라고
쓰다가 중단한 글을 하루 늦게 올리게 된 점
양해 바랍니다

@@@@@@@@@@#

나는 외모지상주의자다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예쁘고 젊고
또 늘씬해서 스타일리시하면 더 좋아한다
그리고 남자던 여자던 할 것 없이 옷 잘 입고
또 옷이 잘 어울리는 사람을 좋아한다

요즘도 늘씬하고 스타일리시한 손님이 오시면
남녀노소를 안 가리고 멋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손님을 보면  덩달아 내 기분까지
좋아지곤 한다

내가 청계산에 땅을 사서 몇 년을 기다린 끝에
건축을 하고 일 년여를 비워두다가 도저히
비워두면 관리가 안될 것 같아서 분당 집을
세놓고 청계산으로 이사를 왔다

청계산에 이사를 오고 나서 본격적으로 청계산
주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나는 성남농협의
조합원에 가입을 했습니다


조합원에 가입을 하고 나니 조합원들 중 전주 이 씨
효령대군파 모임이 있으니 나오라는 권유를
받고 지역 사람들과 어울려야겠기에 그 자리에
참석을 했다

당연히 제 취향에 맞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뿐더러 참으로 어색하기 그지없는 자리였지요
그래도 어르신들이 나오라고 하시니 일 년에
서너 번 하는 모임에 웬만하면 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 모임에서 만난 여인이 현재 (기억창고)의
마스코트가 된 청계산 미녀님이십니다
청계산 미녀라는 별명은 주변 사람 어느 누구도
불러준 적 없고 동의한 적 없지만 그녀 스스로
청계산 미녀라고 당당하게 불러달라고
요구할뿐더러 또한 스스로 굳게 믿고 있는 듯
합니다.

종친 모임에서 식사를 하면서 서로 사는 곳은
어디인지, 고향은 어디인지, 어떻게 성남시에
자리를 잡게 됐는지에 대해서 서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처음에 나는 그녀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불쾌한 사람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대한민국 성인 남자의 키가
아무리 작아도 160센티가 안 되는 사람이,
또한 성인 여자의 키가 150센티가 안되는 사람이
존재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162센티인 내기가 작은 키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렸을 적 나는 내기가 작은 줄
알았었습니다
그 이유는 친형제자매 사촌들을 합쳐서 내가
가장 작은 편에 속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내가 만난 그녀는 일단 특이하게 키가 작았습니다
본인은 박나래보다 1센티가 큰 149센티라고
했지만, 연예인의 기질이 다분한 그녀인지라
연예인들처럼 프로필을 부풀렸을 거라는
의심을 들게 했지요
내가 사람 의심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런 나의 의심에 불을 지핀 사건이 바로 그녀의
해외유학설입니다.

늘씬하고 스타일리시한 사람에게만 눈이 가는
대놓고 외모지상주의자인 내게, 얼굴도 동그랗고
전체적인 체형까지 동그란, 스타일리시하고는
거리가 먼 그녀가, 내가 그리도 부러워하는 해외 유학파에다가 IMF 때 아파트 가격이 한마디로 똥값일 때 대치동에 입성하려다 남편의 반대로 무산된 대치동 출신이라니...
나는 분명 그녀가 허언증이 있을 거라고 의심을
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카페 오픈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인테리어 할 때부터 자주 들렸습니다
그리고 겨울에 카페를 오픈하여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는 지루한 내게 자주 오다가다 들리곤 했습니다
누가 말했던가?
'만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난다고...'
그렇게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그녀를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나는 그녀의 매력에 홀딱 빠져버렸습니다

그녀는 그녀 특유의 유쾌 상쾌 통쾌한 언어와
표현으로 블랙홀처럼 사람들을 빨아드렸습니다.


'너는 키도 작고 내세울 게 없으나 손끝이
야무지니 기술을 배워라' 하시며 부모님께서
일찌감치 그녀를 일본으로 보내서 명품 니트
복원하는 기술을 배우게 했고 일 년쯤  배운 후 한국으로 와 대치동에서 오랫동안 고급 니트 복원 및 수선 전문점을 했다고 하니 일본 유학파도 대치동 출신도 결국 맞는 말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백화점과 청담동 명품관을 오가며
수선과 복원을 하느라고 수많은 니트의 먼지로
인해 그녀는 병을 얻었고 그런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 근교 중 가장 공기가 좋은 금토동에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당근 마켓. 네이버 블로그 등 그녀의 모든
닉네임은 (청계산 미녀)입니다
어느 날 손주들의 장난감을 당근 마켓에서
구매하던 그녀가 닉네임을 바꿔야겠다고 했습니다
물건을 받으러 갔는데
"청계산 미녀님 이세요?" 하는 표정이 어이없어
하는 것 같다고 하면서..

고민을 하는 그녀에게
"청계산 미녀님~ 절대 바꾸지 마세요
청계산미녀 맞는데요 그냥 우기세요!
그 사람들도 조만간 나처럼 세뇌될 겁니다!"

나의 이 말은 120프로 진심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미의 기준과 전혀 상관없고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더더욱 아니지만,
요즘 그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과 유쾌한 말투와 몸짓에 나도 모르게
푹 빠져들곤 합니다
때론 나 스스로 이렇게 눈이 낮은 사람이었나
자괴감이 들 때도 있지만 좌우지간 나는 그녀가
청계산 미녀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외모는 단시간에 성형으로 고칠 수 있지만
내면을 아름답게 고치고 성형하는 일은
절대로 단시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자신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유쾌한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해 주고 주변 사람들의
기분까지 환기시켜주는 그녀가 청계산에
또 기억창고에 없어서는 안 될 진정한 미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그녀에게 청계산 미녀라고 부르는걸
누가 주저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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