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지기가 만난 사람들

(12) 내 인생의 네비게이션을 만나다

기억창고 주인장 2022. 2. 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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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편리하고 편안하게 생활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물건들을 발명하곤 합니다
저는 그런 수많은 발명품 중 내비게이션을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는 저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운전자들의
생각일 것입니다.


오래전 내비게이션도 없고 핸드폰도 없을
당시에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다가 안되면
차를 세워놓고 공중전화를 걸어서 위치를
확인하면서 목적지를 찾아가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요?
목적지만 입력하고 달리면 목적지까지 안내해 줄뿐더러 휴게소와 주유소는 몇 킬로 전방에 있는지 톨게이트 요금은 얼마인지
심지어 가려던 길이 막히면 쾌적한 다른 길로
알아서 안내를 해줍니다.

'아! 인생길도 이렇게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제가 편리한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면서
시시때때로 들던 생각입니다


제가 소문으로 만 듣던 강 회장님 부부를
처음 뵌 것은 기억창고를 오픈하고 일 년쯤
지났을 때입니다.
어떤 소문을 들었냐고요?
'대왕저수지 인근에 사시는 강 회장님이 계시는데
저수지가 보이는 좋은 땅은 모두 강회장님
땅이다
저수지 동네 적푸리 마을을 만들다시피
하신 분이 강 회장님 이시다'
대략 이런 정도의 소문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손님으로 오신 카리스마 넘치시는
유 회장님으로부터 강 회장님께서 소유하고
계시던 건물과 땅을 본인께서 딸 이름으로
매수하셨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매도인 가족과
매수인 가족분들께서 다정하게 같이 기억창고를
방문하셨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제가 특이하다고 한 이유는요
통상적으로 매도자와 매수인들이 그다지 친하게
지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매도인 입장에서는 매수인과 친하게 지내면
지낼수록 어드바이스를 해줘야 한다던가 하는
귀찮은 일이 많을 수도 있다 보니 잔금을 받고 나면
연락이 오고 가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그린벨트는 더욱더 예민한 부분이 많다 보니
처음에는 사이가 좋았다가도 점점 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강 회장님 부부는 달라도 너무
다르셨습니다
유 회장님의 따님을 자신들의 손녀처럼 이것저것
챙겨주시고 모든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저는 외모지상주의자입니다.
특히 스타일리시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런 제가 보기에 두 분은 비주얼 끝판왕이십니다
특히 강 회장님은 연령불문 원탑이시지요
굵은 체크 모직 정장에 자주색 넥타이를 매시고
중절모를 쓰신 모습은 남자는 설렘의 대상이
아니라 공격의 대상이라고 생각했던 저조차도
정신줄 놓고 설렐 뻔했답니다 ㅎㅎ


두 분은 20대 초반에 만나셔서 50년을 넘게 한결같이 서로만 바라보며 사셨다고 하십니다.
'난 결코 단 한 번도 최 권사 외에는 한눈판 적
없어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최 권사님을 바라보시는 강 회장님 눈빛에서는 지금도 꿀이 뚝뚝
떨어지십니다.

두 분은 적지 않은 연세에도 불구하시고 7인승
카니발을 두 분께서 손수 운전하시면서
다니십니다
어느 날은 누님들을 태우시고 전국의 맛집을
순회하시고 어느날은 교회 노 권사님들을 태우시고
먼길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순회하십니다


얼마 전에는 80을 바라보는 친구들께서 트로트 가수
정동 원군 팬이시라고 정동원네 집과 카페 등
정동원 성지순례를 모시고 다녀오셨다고 하십니다
최 권사님 본인은 정동원 팬이 아닌 임영웅 팬이신데
말입니다 ㅎㅎㅎㅎ

자식이 부모에게 돈을 달라고 합니다
부모는 생각합니다
'저 녀석이 돈을 달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야!
당연히 좋은 곳에 쓰겠지? '
이런 믿음이 있다면 자식에게 돈을 주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식이 술주정뱅이에 도박이나 마약을
한다면 부모는 그 돈이 자식을 해치는 데 사용될 것을 알기 때문에 주지 않으려고 애쓰겠지요?
하나님의 마음도 이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봐도 강 회장님 부부 두 분은 하나님께서
여러 가지 축복을 주셨습니다
특히 재물의 축복을 주시듯 합니다
그 이유는 저렇게 내 돈을 들여서 내가 운전하는
수고까지 들여서 많은 사람들께 베풀면서도
받는 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두 분이
더 행복해하십니다
이런 분들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축복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가만있어요! 나 돈 많아요 ~ 나 죽을 때까지
맨날 사장님 저녁 사주고도 남을 만큼 많아요~"
매번 식사비를 지불하시는 게 못내 죄송해서
한 번쯤 내가 내려고 할라치면 이렇게 단호하게
말씀하시면서 식사비를 지불하지 않은 우리의
주머니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자유롭고
편하게 해 주십니다

카페에 모시고 오신 손님들께서 제게 땅은 언제 샀느냐?
카페는 언제부터 했냐고 물으시면
"가만있어봐요! 여기 사장님은 청계산에서
가장 음지를 최고 양지로 만들어 놓으신 분여~~~ "
하시면서 한마디로 정리를 해주십니다
당연히 제가 들은 칭찬 중 최고의 칭찬이지요


요즘은 내비게이션 덕분에 모르는 곳, 먼길을
갈 일이 생겨도 두렵지 않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친절하게 안내해 줄 테니까요

이제 저도 한국 나이로 60이 됐습니다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 내 인생의 길이
어떻게 펼쳐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 인생의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내비게이션을 만났거든요


강수복 장로님, 최정애 권사님!!
두 분은 제가 남은 인생을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제게 가르쳐 주셨고 앞으로도
가르쳐 주실 인생의 내비게이션이십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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